▲ 정용지 케어젠 대표이사(사진)가 29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경구용 GLP-1 펩타이드 건강기능식품 ‘코글루타이드’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12주 동안 평균 체중 10.75% 감소(약9.3㎏), 이 가운데 71.9%(6.65㎏)가 체지방 감소, 근육 손실은 2.9%(0.27㎏)에 불과.
29일 서울 강남 오크우드에서 열린 케어젠 기업설명회 현장. 세계 최초 경구용 GLP-1 펩타이드 건강기능식품 ‘코글루타이드’의 긍정적 임상 결과가 공개되자 질문이 쏟아졌다.
“이렇게 효과가 뛰어난 약을 왜 의약품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했느냐”는 물음에, 정용지 대표는 단호하게 “케어젠은 의약품에 목매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용지 대표는 기술의 ‘상업화’를 중요시해 왔다. 의약품이 아니어도 팔 수 있다면 굳이 의약품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 대표는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약 7년에서 10년이 걸리고 조 단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 사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도 있고 좋은 물질이 나올 수도 있다”며 “또한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이 필수적인데 한 회사에 모든 것을 맡기는 선택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케어젠은 코글루타이드를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달리 요구되는 임상 기간도 12주로 짧고 허가 문턱도 낮다. 또한 나라별로 완제품 수출이나 기술수출 등 다양한 사업모델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정 대표는 “글로벌 회사에 기술이전하고 끝내는 것보다는 기술을 자체 상업화하며 50년, 100년 지속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진행된 이번 임상은 비만 또는 제2형 당뇨를 동반한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하루 1회 100㎎을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GLP-1 계열 치료제(세마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의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적용했다.
그 결과, 코글루타이드 복용군은 평균 체중 10.75%(약 9.3㎏) 감소, 체질량지수(BMI) 10.83% 감소, 당화혈색소(HbA1c) 0.9% 감소를 기록했다. 모든 주요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p<0.01~p<0.0001)을 확보했으며, 비만 단독군과 당뇨 동반 비만군 모두에서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체중 감소의 71.9%(6.65㎏)가 체지방 감소로 나타났고, 근육 손실은 2.9%(0.27㎏)였다. 정 대표는 기존 GLP-1주사제의 주요 부작용이었던 근손실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케어젠이 개발한 GLP-1 비만치료제 건강기능식품 코글루타이드 임상 결과. <비즈니스포스트> |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8월에도 여러 건의 계약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중 인도에서 코글루타이드가 정식 등록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도에서 판매가 시작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규 식이성분(NDI) 등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어젠에 따르면 무슬림과 힌두 문화권에서는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정부 차원에서도 비만과의 전쟁을 벌일 정도다. 잠재 고객층이 워낙 방대해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도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인도 시장에 한정해 판매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케어젠은 미국에 건강기능식품 사전신고(NDI)를 제출하기 전, 더 많은 국가에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를 확대하려고 한다. 현재 미국, 멕시코, 캐나다, 인도를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건강기능식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며, 미국 FDA의 NDI 제출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코글루타이드 1달 복용 비용은 100달러 정도로 목표하고 있으며, 의약품과 충분히 겨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코글루타이드를 구매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펩타이드 기반 건강기능식에 대한 이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아마존 등에서 직구하는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