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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농심의 '든든한 조력자' 신동익, 아들 신승열에게 농심미분 미국사업 맡겨 성장의 축으로

안수진 기자 jinsua@businesspost.co.kr 2025-07-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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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농심의 '든든한 조력자' 신동익, 아들 신승열에게 농심미분 미국사업 맡겨 성장의 축으로
▲ 신동익 메가마트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농심미분의 최대주주로 농심라면의 재료사업을 넘어 쌀가루 시장을 세계무대로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신동익 메가마트 대표이사 겸 부회장의 장남 신승열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장이 미국에서 쌀가루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농심미분이 농심의 조력 역할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버지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미분 최대주주로 농심 라면의 성장을 도운 숨은 조연이다.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그룹 창업주 신춘호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농심그룹은 신춘호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 회사를 나눠 경영하고 있다. 장남 신동원 회장은 농심홀딩스를, 차남 신동윤 회장은 율촌화학을 맡았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미분과 메가마트를 이끈다.

농심그룹은 라면과 스낵 재료인 쌀가루 대부분을 신동익 부회장 가족회사인 농심미분에서 조달해왔다. 

농심은 지난해에도 농심미분과 31억800만 원가량의 쌀가루 거래계약을 맺었다. 

◆ 농심미분 신동익 미국 진출 승부수, 장남 신승열이 이을까

신동익 부회장이 미국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장남 신승열 본부장을 앞세우고 있다. 신 본부장은 미국 글루텐프리 시장을 중심으로 쌀가루 사업의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익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자본금 5억5천만 원을 들여 농심미분 미국법인 ‘농심밀스’를 세웠다. 대표이사에는 신승열 본부장이 선임됐다.
  
신승열 본부장은 2022년부터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으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왔다. 

농심미분은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용 쌀가루를 비롯한 습식 쌀가루를 수출하고 있다.

글루텐프리는 밀과 호밀, 보리 등 곡물에 들어있는 끈끈하고 물에 녹지 않는 단백질 ‘글루텐’이 20ppm 이하로 적게 들어가거나 아예 없는 상태다. 

쌀가루에는 글루텐이 없어 밀가루를 대체할 글루텐프리 식품 원료로 인기가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연구전략센터에 따르면 글루텐프리 식품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2024년 60억6천만 달러로 매년 평균 9.1%씩 성장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시장조사전문기관 와이즈가이리포트는 북미에서 쌀가루 시장 규모가 2024년 6억5600만 달러에서 2035년 11억47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와이즈가이리포트는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글루텐을 먹으면 셀리악병을 앓는 세계 인구는 100명 가운데 1명 꼴이다”며 “글로벌 쌀가루 판매시장은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신 본부장도 미국시장 확대 추세에 힘입어 생산량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천안에 110억7천만 원 규모의 신규 공장 부지를 취득했다. 이 시기 농심미분은 미국 현지법인 농심밀스의 주식 40만 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농심미분은 지난해 적극적 투자 행보와 함께 실적도 늘었다. 농심미분은 지난해 매출 161억900만 원, 영업이익 21억700만 원으로 2023년보다 각각 5.9%, 2.2% 늘었다. 

농심미분이 집중하고 있는 해외사업에 전반에 신 본부장이 손을 뻗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장남 중심’으로 지분구조가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농심미분 지분은 현재까지 아버지 신동익 부회장이 60%, 자녀인 신승열 본부장과 신유정씨가 20%씩 나눠 들고 있다.  

신 본부장은 그 밖에도 농심홀딩스 0.27%와 농심 0.635% 주식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전체에서의 지분 기반 역시 마련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본부장은 2023년 농심미분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 메가마트와 언양농림개발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신유정씨는 경영참여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회의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지만 회사에 상근하지는 않는다. 신 본부장이 회사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메가마트는 대형유통업체로 대표이사인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6.14%, 가족회사인 이스턴웰스가 지분 9.54%를 들고 있다. 

이스턴웰스 지분은 신동익 부회장이 30%, 신승열 본부장과 신유정이 각각 35%를 가지고 있다. 

언양농림개발은 골프연습장 운영업체로 신 부회장이 50.5%, 메가마트가 49.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신 본부장은 이 회사들의 주식을 들고 있지는 않다. 업계에서는 신동익 부회장이 앞으로 본인의 지분을 처분해 자녀들에게 승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농심미분 내부거래 줄이고 미국사업에서 주연으로 우뚝 설까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 회장과 돈독한 형제애를 가지고 라면생산에 필요한 쌀가루를 공급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미분은 2023년 기준 매출의 37억4798만 원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냈다. 농심과의 거래는 36억9972만원으로 특수관계자 거래의 98.7%를 차지한다. 

농심과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2년 26.8%에서 2023년 24.6%, 2024년 1분기 기준 19.9%로 점차 줄고 있으나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다만 농심미분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농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비판 지점이기도 하다. 

농심 소액주주 연대 ‘언로킹 밸류’는 농심은 내부거래율이 높지만 수익성은 낮다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두 차례 발송한 바 있다.

내부거래는 불법이 아니지만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 

농심미분은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들고 있어 그룹사와의 거래로 이익 내면 그 이익이 오너 일가에 귀속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농심미분은 내부거래 금액이 전체 매출의 12%를 웃돌아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이다.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조건은 계열사와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의 12% 이상일 때다. 

국세청은 규제 대상 기업이 재산을 일감몰아주기로 실질적 이전하는 경우 세무조사하고 증여세를 추징할 수 있다. 

농심미분은 내부거래에 의존도를 낮추고 독립적 수익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농심미분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메가마트 실적 부진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농심미분을 성장의 다른 한 축으로 삼아왔다. 메가마트는 대형마트 경쟁에서 밀려 매출 상위점포인 남천점까지 폐점한 상태다. 

신 부회장은 2022년 대표이사에 복귀하면서 메가마트 미국 매장 정비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다. 메가마트는 2022년부터 3년 동안 매년 평균 7.3%씩 매출이 감소했다. 

결국 농심미분이 신 부회장 일가의 ‘새 판 짜기’ 중심축이 될 수 있을지, 신승열 본부장의 미국시장 공략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소액주주 운동은 대기업의 경영관행을 바로잡는 견제 역할을 한다”며 “농심미분이 내부거래를 줄이고 신사업에 투자하는 등 주주친화적 경영을 펼쳐 그 노력이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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