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으로 코오롱글로벌에 편입되는 자산은 194만 평 규모의 경주 마우나오션 관광단지, 3성급·141실 규모의 서울 강남구 호텔 카푸치노, 7천 평 규모의 기타 부지 등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합병으로 건설사업 역량과 엠오디, 코오롱엘에스아이가 지닌 운영 역량을 결합해 부동산·환경·에너지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중장기 청사진도 그렸다.
코오롱글로벌은 자체 개발·시공 중심의 건설사업과 합병 대상 계열사들의 보유자산 및 운영사업 기능이 분산돼 있어 사업 시너지에 한계가 있었고 관리 등에서도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룹 내 자산 및 운영 기능까지 코오롱글로벌로 편입하면서 개발-시공-운영 선순환 구조를 확보해 건설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고 안정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흡수합병 결정과 함께 2030년 중장기 실적 목표를 매출 5조4천억 원, 영업이익 2300억 원으로 제시했다. 코오롱글로벌과 흡수합병 법인 2곳을 포함한 지난해 매출 3조1천억 원, 영업손실 447억 원과 비교하면 비약적 성장을 바라보고 있는 수치다.
특히 2030년 목표 영업이익 가운데 37%에 해당하는 850억 원을 육·해상풍력사업의 배당, 호텔·리조트·골프장 등의 운영, 자산관리 및 식음료사업, 스포렉스 운영 등 업황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분야에서 얻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번 코오롱글로벌의 그룹 계열사 흡수합병은 이 부회장의 사업구조 재편이 건설 계열사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승진 이후 지주사 코오롱과 코오롱글로벌 이외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에 올랐다. 사실상 그룹 전반의 경영에 폭 넓게 직접 관여하는 모양새다.
▲ 코오롱글로벌 합병 이후 지배구조 변화. <코오롱글로벌>
이에 맞춰 코오롱그룹은 지난해부터 화학·소재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교통정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적자를 내고 있던 필름사업을 떼어낸 뒤 자회사 코오롱글로텍의 자동차 소재·부품사업은 가져오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동시에 그룹 내 복합소재 관련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 전문기업 코오롱스페이스웍스도 출범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항공 및 방산 분야 복합소재 사업을 영위하던 코오롱데크컴퍼지트, 코오롱글로텍의 차량 경량화부품·빙탄 특수소재·수소탱크 사업부문, 코오롱이앤피의 차량용 배터리 경량화 소재 사업부문을 계열사 사이 양수도 방식으로 일원화해 출범했다.
화학에 이어 건설 계열사에서도 사업구조 재편이 한 차례 마무리되는 만큼 올해 이후 코오롱그룹의 실적이 오너4세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주력 계열사가 업황을 이기지 못하고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첫해인 점에서는 아쉬운 성적으로 여겨진다.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모두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다. 다만 코오롱글로벌은 5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보는 데 그쳤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 축소됐다.
다만 이 부회장이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미래 신사업 발굴 등 그룹의 중장기 방향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성적표보다는 앞으로 나올 그룹의 성과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안정적 운영사업을 통해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개발에서 운영까지 부동산 자산의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지속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