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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SPC 후계자 허진수 허희수, 승자독식 승계와 형제경영 승계의 갈림길에서 뛴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5-04-2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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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SPC 후계자 허진수 허희수, 승자독식 승계와 형제경영 승계의 갈림길에서 뛴다
▲ 허진수 파리크라상 글로벌BU장 사장(왼쪽)이 2023년3월30일 서울 서초구 파리바게뜨 강남서초점에서 열린 '두번쫄깃 베이글' 체험 방문 행사에 참석해 타마라 모휘니 주한캐나다대사관 대사대리(가운데), 딘 디아스 캐나다 곡물협회 회장에게 베이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씨저널] 희수(喜壽)는 77세를 뜻하는 한자어다. 기쁠 희(喜)자의 초서를 파자하면 칠십칠이 되기 때문에 이런 별칭이 붙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1949년생으로, 2025년에 희수를 맞이했다.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글로벌BU장 사장은 49세,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48세로, 둘 모두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두 형제가 단순한 역할 분담을 넘어 구체적 로드맵을 통해 지배구조와 경영권 전반을 조율할 시점이 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장남은 글로벌 사업, 차남은 국내 신사업을 각각 책임지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경영 성과가 승계 구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진행 중인 지분 승계, 핵심은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

SPC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유일한 상장회사인 SPC삼립은 이미 자녀들을 중심으로 지분 구조가 재편돼 있다.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허진수 사장이 16.31%, 허희수 부사장이 11.94%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영인 회장의 지분은 4.64%에 불과하다.

하지만 SPC그룹 지분 승계의 핵심은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다. 

파리크라상은 오너일가가 지분 전체를 쥐고 있는 SPC그룹의 지주회사격 회사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파리바게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2024년 감사보고서 기준 파리크라상 지분의 63.31%는 여전히 허영인 회장이 손에 쥐고 있다. 허진수 사장은 20.3%, 허희수 부사장은 12.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그룹을 이끌 미래의 얼굴이 결정되는 셈이다. 

비알코리아는 SPC삼립의 주력 브랜드 배스킨라빈스31과 던킨도너츠를 운영하고 있다. 그룹 내 다른 회사들과 지분관계는 거의 없다. 

비알코리아의 지분은 2024년 감사보고서 기준 오너일가(허영인 외 3인)가 지분 66.67%를 쥐고 있다. 

비상장이면서 연매출이 7천억 원을 넘는, 그러면서 오너일가가 지분의 2/3을 쥐고 있는 회사인만큼 비알코리아는 SPC그룹 오너일가의 ‘자금줄’로 불리는 회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자료에 따르면 SPC그룹 오너일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비알코리아에서 474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SPC그룹 오너일가가 SPC삼립에서 5년 동안 128억 원, 파리크라상에서 같은 기간 190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을 살피면 상당한 규모다. 

비알코리아 지분을 허진수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이 각각 어느 정도씩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비알코리아의 이런 특수성 때문에 비알코리아의 지분구조가 앞으로 그룹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쪽에서는 승계 구조 정리를 위한 계열분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리크라상, SPC삼립의 지분을 허진수 사장이 허희수 부사장보다 많이 갖고 있는만큼 SPC삼립, 파리바게뜨 등을 중심으로 한 제빵 계열은 허진수 사장이 승계하고, 비알코리아와 섹터나인 등 외식·IT 계열은 허희수 부사장이 맡아 독립한다는 시나리오다. 

◆ 허진수 vs 허희수, SPC의 ‘쌍두마차’ 전략

현재 SPC는 글로벌 확장과 국내 신사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허진수 사장은 글로벌 사업을, 허희수 부사장은 쉐이크쉑 등 국내 신사업의 확대를 각각 맡고 있다.

허진수 사장은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억6천만 달러(약 2285억 원)을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에 대형 제빵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해외 매장 수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1천 개의 매장을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북미를 핵심 시장으로 삼아 SPC그룹을 글로벌 식품 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반면 허희수 부사장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신메뉴 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고 쉐이크쉑 사업을 확대하는 등 국내 기존 사업의 리브랜딩과 신사업 발굴 등에 주력하고 있다. 

허희수 부사장은 과거 마약 논란으로 한 차례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2021년 11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비알코리아 중심의 외식사업 재정비에 집중해왔다.
 
[씨저널] SPC 후계자 허진수 허희수, 승자독식 승계와 형제경영 승계의 갈림길에서 뛴다
▲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2024년 9월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던킨 원더스 청담' 오픈 행사에서 신제품 '원더스 도넛'을 시식하고 있다. <던킨도너>
◆ 승계 관전 포인트는 결국 ‘성과’

SPC그룹의 장남과 차남이 각자 다른 영역을 맡아 경영하고 있는 만큼, 맡은 영역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SPC그룹의 승계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승자에게 모두 물려주는 승자독식의 승계보다 각자의 영역에서 성과 기반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계열분리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신세계 그룹이나 현대백화점 그룹처럼 ‘형제 경영’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승계 과정에서 외부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PC그룹은 최근 수년 동안 노동 문제, 브랜드 이미지 실추, 불매 운동 등의 리스크를 겪으며 여론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때문에 승계 과정에서도 두 형제의 경영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이행, 소비자 신뢰 회복, 리더십 이미지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PC그룹이 현재 공식적으로 승계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승계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며 “허영인 회장의 구속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두 아들의 역할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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