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콘퍼런스는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김 위원장이 금감원의 상급기관장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병환 위원장은 4월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부동산 신용 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 정책 콘퍼런스에 이창용 총재, 이복현 원장과 함께 참석한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의 진행 속에 이창용 총재, 이복현 원장과 특별대담을 진행한다.
부동산 신용 집중 문제를 놓고 국내 경제를 이끄는 F4(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가운데 3명이 참석하는 자리다.
김 위원장과 이창용 총재, 이복현 원장이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공개 토론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대출 쏠림 현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만큼 자연스레 시중은행과 대출금리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2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38%포인트로 집계됐다. 3월보다 0.004%포인트 높아지며 7개월 연속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7개월 전인 지난해 7월 0.434%포인트와 비교하면 약 반 년 사이 3배 이상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했다.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인하기에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욱 빠르게 내리며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인데 올해 들어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김 위원장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이 덜 되고 있다며 시중은행을 압박했다.
1월22일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지난해 기준금리를 2차례 인하했는데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들은 2월에도 대출금리를 높였다. 금융당국 수장의 말이 시장에 잘 안 먹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의 개인적 인연도 두 기관의 관계 재정립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90학번으로 91학번인 이 원장과 선후배 사이다. 나이도 1972년생으로 이 원장보다 한 살 많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금감원과 관계를 잘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법개정안을 놓고 다시 불협화음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위원장도 지난 주 26일 한 간담회에서 “(마음이) 편하진 않다” “저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으신지 모르겠다” “발언을 많이 하셨네요” 등 이 원장을 향해 뼈 있는 말을 다수 내뱉었다.
이복현 원장이 그날 오전 김 위원장의 간담회 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상법개정안과 MBK의 홈플러스 사태 등을 놓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는데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들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안정감 있는 관료 출신답게 상법 개정안을 놓고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자본시장법과 함께 여러 대안을 놓고 논의가 충분히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은 기존과 같다”며 “거부권 행사 여부는 대통령 권한대행께서 최종적으로 결정하실 부분인 만큼 공개적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거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