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29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재건축사업의 시공자로 최종 선정했다.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은 서초구 잠원동 70번지 일대 9만2922㎡ 부지에 지하3층~지상48층 규모의 총 7개 동, 1828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모두 1조310억 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조합에 재건축사업으로 지어질 신규 단지명으로 ‘래미안 헤리븐 반포’를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의 수주로 올해 들어 1분기까지 국내 도시정비 시장에서 5건의 수주에 성공했다.
1월 초부터 1조5695억 원 규모의 한남4구역 수주를 시작으로 대림가락 4544억 원, 방화6구역 2416억 원, 송파한양3차 2595억 원에 이어 이번 신반포4차까지 수주 규모는 3조5570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이 지난해에는 1분기까지 도시정비 수주가 없었다는 점, 올해 들어 현재까지 수주 규모가 지난해 연간 수주 규모인 3조6398억 원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 사장은 올해 들어 연초부터 도시정비에서 엄청난 속도전을 벌인 셈이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다른 건설사와도 격차가 상당하다. 1분기 삼성물산 다음으로 도시정비 수주 규모가 큰 GS건설이 4건, 2조1949억 원 수준이다. 그 뒤를 이어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정도가 1조 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확보한 정도다.
오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5조 원으로 설정해 놓았다. 2분기 이후에 1조 원 이상 규모의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한 건만 따내도 연간 목표치 달성이 유력하다.
오 사장은 단 1분기 만에 연간 목표치 달성에 가까워 지면서 도시정비 사업의 수주에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조 원 이상 대어 사업지로 삼성물산의 참여가 유력시됐던 잠실우성1·2·3차, 개포주공6·7단지에서 연이어 입찰에 불참한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도시정비 시장에서 이런 삼성물산의 행보를 놓고 올해 하반기 중 입찰이 본격화할 압구정2구역 수주에 집중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압구정2구역은 사업규모가 2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 사장으로서는 올해 압구정2구역만 따내도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목표의 초과 달성이 가능해 진다.
▲ 래미안 해리븐 반포 조감도. <삼성물산>
오 사장은 앞으로 국내 도시정비 외에도 해외, 비주택 사업의 수주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이 과거와 태도를 바꾸어 도시정비 수주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있는 만큼 해외건설 수주 및 에너지 같은 비주택 부문의 수주 역시 중요하다.
오 사장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지난해 실적인 7조5130억 원보다 30%가량 높여 잡은 9조8천억 원으로 설정했다. 공격적 수주 목표를 세운 셈이다.
삼성물산은 2023년 폴란드에 이어 지난해 루마니아, 필리핀 등 현지 법인 설립을 이어가며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의 현지 활동 강화는 원전 수주 관련 포석으로 읽힌다.
삼성물산은 최근 한수원과 해외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것을 비롯해 발빠른 움직임을 최근 보이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 미국의 플루어, 뉴스케일파워, 사전트앤운디 등과 루마니아 SMR 사업의 기본설계(FEED)를 공동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루마니아 기본설계 참여로 이후 EPC(설계,조달,시공) 연계 수주가 가시화하고 글로벌 SMR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사업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만큼 수소 관련 에너지 인프라에서의 수주도 연내 가시화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오만 살랄라에서 그린수소 생산시설 관련한 사전 기본설계를 비롯해 경북 김천에서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수소사업 참여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에너지 설루션 외에도 탈현장시공(OSC)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신사업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경험을 축적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