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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모리 한국 추격 '주마가편',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격차 언제까지 유지할까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5-03-31 15: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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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중국이 자체 메모리반도체 공급망과 기술력 향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등에서 기술자립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반도체와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메모리 한국 추격 '주마가편',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격차 언제까지 유지할까
▲ 중국의 자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등 공급망과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과 기술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31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중국 내 자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반도체 장비 제조사 사이캐리어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미콘 차이나 2025'에서 첨단 반도체 공정의 핵심 장비인 ‘리소그래피’ 기기를 2026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소그래피 장비는 반도체 설계도를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려 넣는 공정 장비로,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장비다. 

사이캐리어는 해외 수입 반도체 리소그래피 장비를 모두 자사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리소그래피 장비는 현재 네덜란드의 ASML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극소수 기업만 생산하고 있는데, 이 장비는 미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중국 수입이 막힌 상황이다.

EUV 장비는 일반 D램 공정에서 14나노 미만의 초미세 회로 공정에 사용되며,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선 5나노 이하의 첨단 미세공정에 사용되고 있다. EUV 장비 없인 최신 미세 나노 공정 반도체를 제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소 수십 년의 기술격차를 메우고자 하는 사이캐러어 목표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사이캐러어가) 중국 딥시크나 화웨이 7나노 반도체 수준의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는 미국의 대중 규제로 수입이 막힌 HBM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2세대 HBM2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026년 양산 계획보다 1년 가량 앞당긴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HBM2, 3세대 HBM2E는 2019년, 4세대 HBM3는 2021년, 5세대 HBM3E는 2023년에 개발했다. 올해 6세대 HBM4 샘플을 선보여, CXMT와는 아직 9년 가량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만 CXMT의 추격 속도가 매섭다. 회사가 HBM 개발에 돌입한 것은 이제 2년이 조금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XMT의 다음 3세대 HBM 개발 속도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개발했던 속도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백서인 한양대학교 중국학 교수는 HBM 연구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서 “한국과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술격차는 10년 정도에서 빠른 시간 내 몇 년 안으로 좁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메모리 한국 추격 '주마가편',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격차 언제까지 유지할까
▲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범용 메모리반도체인 DDR4 홍보 이미지. < CXMT >

중국 3위 반도체 기업인 ‘통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통푸)’ 역시 HBM2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닛케이는 통푸가 패키징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이용해 HBM을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는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중국의 기술 자립을 촉진했고,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목표를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수출 규제를 이겨내기 위한 막대한 투자도 감행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380억 달러(약 55조9천억 원)를 반도체 장비 개발에 투자한다. 2위 한국(215억 달러)보다 56% 큰 규모다.

메모리반도체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은 앞으로 5~10년 내 중국 반도체 급성장으로 세계 1위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자체 메모리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구축에 성공한다면, 비싼 가격으로 장비를 구입하고 해외 기업과 협력이 필수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지금보다 훨씬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선 중국이 한국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0세대 낸드플래시 제품부터는 중국 양쯔강메모리(YMTC)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특허의 라이선스를 받아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 다이와 다이를 범프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합착하는 패키징 기술인데, YMTC는 지난해 3D 낸드 생산에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수직으로 높이 쌓는 것이 중요한데, 400층 대 낸드 생산에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수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있어 오랜 시간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중국이 한국과 동등한 기술 수준으로 올라오는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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