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사 웨드부시(Wedbush)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Dan Ives)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테슬라 광신도, 과도한 테크 긍정론자 소리를 듣던 사람이다. 테슬라, 팔란티어 주가가 ‘동전주’이던 시절 그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허무맹랑한 사람’이란 평가를 들었다. 지금은 ‘월가의 선지자’로 통한다. 지난 18일 하나증권 초청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그를, 행사 전날인 17일 따로 만났다. 세미나에선 만날 수 없었던 ‘월가 선지자’의 진면목을 4편의 영상과 텍스트로 정리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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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월가의 고수' 댄 아이브스에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이론의 여지가 없죠.”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대장주는 이제 삼성전자가 아닌 SK하이닉스라는 얘기가 나온단 말을 전한 직후였다. 그는 두 회사의 무게중심 변화에 즉각 동의했다.
“SK하이닉스는 월가에서 그 어떤 한국주식보다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요. 지표 측면에서도 그렇고, SK하이닉스가 AI 테마에 성공적으로 올라타게 된 비결에 대해서도요.”
인공지능(AI) 테마가 본격화하면서 산업 지형도는 급격히 변했다. SK하이닉스는 성공적으로 AI 테마에 안착했다. 삼성전자는 뒤처졌다.
“SK하이닉스에 관해선 모든 측면에서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자리를 아주 잘 잡은 케이스지요.”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삼성전자도 자리를 잘 잡았죠. 하지만 (삼성전자는) 결과물이 항상 문제입니다. 인텔을 보세요. 인텔이 무너질 거라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요점은, 아무리 자리를 잘 잡은 회사라고 해도 실제로 도출하는 결과물은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인텔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그는 신중했다.
“그 정도로 나쁘게 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몇 가지 사업부문을 정리할 필요는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레거시 반도체 같은 게 있죠.“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했다.
“파운드리나 기타 사업 부문에서 지금까지 행보를 지켜보면 삼성전자가 차라리 AI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관점에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B2C에만 머물것인가 B2B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지켜봐야죠.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AI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원할 겁니다.”
삼성전자에게 올해는 운명적인 해란 사실을, 댄 아이브스는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2025년은 (AI 산업에서) 승자와 패자의 격차가 더욱 공고해지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올해가 삼성전자의 운명을 가르는 한 해가 될 겁니다.”
댄 애널리스트는 "올해 증시의 화두는 AI 산업"이라고 정리했다.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반도체주들도 온기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 경쟁에 있어서 '스피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관한 얘기를 마무리했다.
“보세요. 고작 몇 년 전과 지금 SK하이닉스의 위상은 다르잖아요. 고작 2~3년 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위가 완전히 뒤집혔죠.”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