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5-02-17 13: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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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성다이소가 신규 점포 개점시 대형마트, 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 내 입점된 ‘테넌트 매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아성다이소가 ‘5천 원 이하 균일가’라는 철칙을 지키면서도 꾸준히 매장을 늘린 끝에 2023년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4조 클럽’ 입성이다.
다만 전국에 이미 15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점포 확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아성다이소는 ‘양보다 질’ 전략을 내세워 대형 유통사 점포에 입점하는 ‘테넌트(임대형) 매장’을 확대하는 등 전략적 입지 확보에 무게를 두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아성다이소가 ‘테넌트 매장’을 중심으로 점포수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성다이소는 매년 오프라인 점포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다이소 매장 수는 2021년 1390개, 2022년 1442개, 2023년 1519개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넌트 매장은 2021년 258개, 2022년 266개, 2023년 290개로 늘어났다. 2023년 기준 전체 매장에서 테넌트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9.1%에 이른다.
아성다이소는 5천 원 이하 균일가 생활용품 기업이다. 단가가 낮은 만큼 판매량이 성장의 핵심이다.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 확장을 통한 대형화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실제 아성다이소는 패션·뷰티 등 새로운 상품군을 추가하며 카테고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넓은 매장을 선호하며 고객이 한 번 방문해 다양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도록 단층 구조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넓은 공간뿐 아니라 주차 인프라도 입지 선정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다. 주차장이 있는 매장은 고객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구매량이 증가해 매출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실제 다이소의 매장 내 주차장 유무에 따라 매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미 15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신규 입지를 물색 및 확보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여러 가지 전후 사정을 비춰볼 때, 테넌트 매장이 아성다이소에 있어 최적의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넓은 공간과 주차장 등 필수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입지에 대한 부담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고객들은 대형 매장에서 더 다양한 상품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으며 수도권에서는 주차가 불편할 수 있다”며 “테넌트 매장은 넓은 공간과 주차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성다이소는 2023년 매출 3조4300억 원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여유롭게 안착했다. 특히 해당 실적 성장에는 점포수 증가보다 상품군 다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신세계부산프리미엄아웃렛 내 위치한 다이소 매장. <신세계사이먼>
아성다이소는 2023년부터 ‘뷰티맛집’으로 떠오르며 다양한 상품군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점포 수 증가율은 2022년 3.7%에서 2023년 5.3%로 1.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은 13.1%에서 17.5%로 4.4%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점포 확장 속도보다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팔랐다는 점에서 단순히 매장을 늘리는 것보다 기존 매장의 판매량을 높이는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패션·뷰티·문구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적극 확대하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더 무겁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아성다이소가 향후 신규 매장을 주로 대형 점포 형태로 개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품군 다변화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서 신규 매장 역시 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다이소 유치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 전반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이소가 대형마트 등 주요 매장의 집객 효과를 높이고 매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성다이소는 1500개 이상의 전국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3조 원을 넘어선 검증된 브랜드다. 5천 원 이하 균일가 전략으로 필수 생활용품부터 뷰티, 문구, 패션 잡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갖추고 있어 고객 유입 효과도 적지 않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다이소를 입점시킴으로써 생활용품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매출이 저조한 일부 점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브랜드를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다이소는 매력적인 테넌트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다이소 입점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다이소가 비식품군으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면 대형마트의 비식품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형마트들은 자체 패션·뷰티·리빙 브랜드를 운영하며 비식품 카테고리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데이즈’로 의류와 잡화를, 홈플러스는 ‘F2F’로 패션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자체 브랜드 ‘룸바이홈’과 ‘보나핏’ 등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다이소가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상품 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대형마트의 유사 상품군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대형마트 제품이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이소 유치가 장기적으로는 자사 브랜드와의 경쟁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지난해 점포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테넌트 매장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형 유통업체가 입점한 지역은 상권이 검증된 만큼 테넌트 매장 확대는 유통업체와 아성다이소 모두에게 긍정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