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핸슨 기후과학자가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기후단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위키미디아 커먼스>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각국이 합의한 기후목표가 이미 지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현지시각)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대 기후과학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이 지키기로 합의한 '기온 2도' 목표는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
핸슨 과학자는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 발생 가능성을 처음 예견한 인물이다. 2006년에는 기후변화 위험성을 알린 성과를 인정받아 타임지 선정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핸슨 과학자가 언급한 기온 2도는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합의된 파리협정이 규정하고 있는 목표다.
파리협정은 참여국들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핸슨 과학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 수준을 2도 아래로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50%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미 해당 시나리오는 더 이상 지키기 어려워졌다”며 “글로벌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늘고 있으며 증가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핸슨 과학자가 이끄는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향후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 전망을 담은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 차양막’ 등 극단적 조치가 없는 한 2045년에는 글로벌 기온상승이 2도를 넘어설 것으로 파악됐다.
우주 차양막은 지구 궤도에 설치하는 구조물로 태양빛을 부분적으로 차단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과학자들 가운데 대다수는 우주 차양막 등 지구 환경을 인공적으로 바꾸는 모든 ‘지구 공학’ 기술이 예기치 못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핸슨 과학자는 “기후를 극단적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권장하지는 않지만 우리 후속 세대가 지구를 냉각시킬 수 있는 도구를 연구하는 것은 금지하지 말아야 한다”며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화석연료 부산물을 여전히 공기 중에 무책임하게 버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화석연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그 수익을 대중에 돌려주는 탄소세와 대중 배당 정책이 필요하다”며 “어쨌든 이런 모든 조치를 시행하려면 정치적 변화가 있어야 하고 우리는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이권 집단이 아닌 대중들에 환원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를 고쳐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