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태양광 모듈 제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최대 태양광 기업이 공급과 수요 사이 불균형을 이유로 들어 공장 증설 계획을 연기했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1위 태양광 업체 '룽기 친환경 에너지 기술'은 안휘성 우후시에 건설하기로 했던 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우후 공장은 30억 위안(약 5900억 원)을 들여 2026년 6월까지 준공하기로 한 시설로 12월 중 착공이 계획돼 있었다.
룽기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현재 태양광 산업계에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있다"며 "우후 공장을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단기적 수익성을 위험에 처하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후 공장 건설이 언제 재개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집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태양광 산업계는 연 1100GW(기가와트)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전 세계가 매년 늘리고 있는 태양광 발전량이 약 500기가와트에 불과한데 그 두 배가 넘는 공급량을 보유한 셈이다.
미국이 중국발 태양광 제품을 향한 관세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날 중국 태양광 제품들에 부여하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9일 룽기를 비롯한 중국 태양광 기업 30여 곳은 제품 생산량을 제한하자는 협약에 맺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처럼 업계가 공급량을 통제해 제품 가격을 방어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에 목적을 둔 합의였다.
중국 태양광 사업자들은 내년부터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산출된 할당량만큼만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중국 태양광 기업 통웨이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싱궈장은 블룸버그를 통해 "내년에 우리가 주력할 목표는 생존"이라며 "2025년은 공급 과잉 사이클 속에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살아남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