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측면 실루엣 티저 이미지. <현대차>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최악 침체기를 지나고 있다.
국내 경기침체와 고금리 부담으로 국내 누적 신차 등록대수는 올해 1~3분기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해 연간 신차 판매 대수 역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KG모빌리티(KGM)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각 회사의 올 연말부터 명운이 걸린 핵심 신차들을 잇따라 쏟아내며 얼어붙은 내수 판매 확대에 나선다.
1일 자동차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는 다음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팰리세이드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LX3)을 공개하고, 이르면 내년 1월 본격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2018년 첫 출시 뒤 6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기존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모델은 3.5 가솔린 터보와 2.5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 하고, 기존 2.2 디젤 모델은 없애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건 사라지는 디젤 모델 자리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 추가되는 점이다.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 모델은 기존 하이브리드차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측은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차량이 신형 팰리세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중·대형 하이브리드 모델에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왔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 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하는데, 기존보다 엔진 용량이 커졌을뿐 아니라 엔진에 모터가 하나 더 붙는다. 이에 따라 시스템 총출력이 증가하고, 각각 모터가 주행과 충전을 따로 담당해 연비 효율을 올린다.
업계에선 기아 카니발에 탑재된 1.6 하이브리드 엔진이 최고 시스템 총출력 245마력(hp)을 발휘한 것과 비교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30마력 이상의 힘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브랜드 첫 대형 전기 SUV이자 플래그십 전기차인 아이오닉9도 이르면 연내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이달 21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LA모터쇼'에서 아이오닉9의 디자인과 상품성 등을 세계 최초 공개한다.
지난달 30일엔 아이오닉9의 티저 이미지를 처음 공개했다.
▲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9 전면 램프 티저 이미지. <현대자동차> |
아이오닉9 디자인은 보트(Boat)에서 영감을 받아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차량 주요 코너부와 루프 라인을 매끄러운 곡선 형상으로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전면부 램프에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을 적용했다.
아이오닉9은 연내 충남 아산 공장에서 양산을 개시한 뒤, 지난달 일부 라인 가동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에서도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공유하고 있어, 아이오닉9은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과 비슷한 조합의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EV9보다 출시 시점이 1년 넘게 늦은 만큼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 늘리는 등 일부 성능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이달 중 브랜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스포티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기아는 지난달 24일 신형 스포티지의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공개했다.
디자인 변경은 전면부에 집중됐다.
▲ 기아 '더 뉴 스포티지' 티저 이미지. <기아> |
기존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메랑 모양의 주간주행등(DRL)이 기아 패밀리룩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해 차체 측면과 법퍼 상단까지 깊숙히 파고 드는 수직의 형태로 변경된다.
이 DRL은 사각의 큼지막한 그릴과 그 끝단의 수직 헤드램프 박스를 둘러싸고 있어 전체적으로 기존 모델보다 거대한 느낌을 준다.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5인치 공조기 시스템,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포티지는 2021년 7월 출시된 5세대 모델이다. 스포티지는 2015년 기아 내 세계 판매 1위 차였던 K3로부터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한 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기아 최다 판매 차량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을 국내 출시하며, 픽업트럭 시장에 첫발을 들인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최초 공개했다.
타스만 전면부는 가로로 긴 비례감을 갖춘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로 강인한 인상을 강조했고, 헤드램프는 각지게 툭 튀어나온 펜더(차 바퀴 주변을 감싸는 외장 부품)와 연결돼 양 끝단에 배치했다.
후면부는 테일게이트 핸들과 보조 제동등, 스포일러를 결합해 간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 <비즈니스포스트> |
타스만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KG모빌리티는 최초 국산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국내 출시하며 맞불을 놓는다.
현재 유일한 국산 픽업트럭인 KG모빌리티 렉스턴스포츠는 2018년 출시 첫해 4만1717대가 팔려나가며 국내 픽업트럭의 대중화를 이끌었지만, 모델 노후화로 작년 판매량이 1만5349대까지 감소했다.
렉스턴스포츠는 출시 첫해부터 지금까지 판매량이 후퇴하는 와중에도 국내 픽업트럭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유지해왔지만 타스만의 등장으로 이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KG모빌리티는 내년 1분기 O100 판매를 본격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연말이 되면 정부·지자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소진되고 이듬해 2월 말쯤 그해 보조금이 확정된다.
▲ KG모빌리티가 출시할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O100'의 콘셉트카. <비즈니스포스트> |
KG모빌리티는 O100 출시 시점을 놓고 올해 연말과 내년 1분기를 검토해왔는데, 최근 내년 보조금 확정 뒤 출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O100은 KGM의 중형 전기 SUV 토레스 EVX(73.4kWh)보다 용량을 늘린 80.5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하고, 2륜구동(2WD) 모델 기준 40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KG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1.5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과 1.8kWh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내놓고, 하이브리드차 시장에도 첫발을 들일 계획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