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그린피스는 세종시에 위치한 정부청사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 앞으로 된 세계시민 공동서한을 전달했다. <그린피스>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시민들이 국제 플라스틱 협약 최종 협상을 앞두고 한국 환경부에 공동 서한을 보냈다.
18일 그린피스는 전 세계 시민 약 190만 명이
김완섭 환경부 장관 앞으로 공동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국 시민 2만여 명도 포함됐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2022년 유엔(UN) 환경 총회에서 국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됐다. 같은 해 11월 우루과이에서 첫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열렸고 올해 11월 한국 부산에서 마지막 회의가 열린다.
시민들은 이번 서한을 통해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 원재료 추출부터 시작해 전체 생애주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따라서 협약의 범주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해야 하며 폐기물 관리에만 치중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감축 목표를 포함한 성공적 협약 성안을 위해 한국 정부는 개최국이자 우호국 연합(HAC) 소속국으로서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은 현재 플라스틱을 생산 단계에서부터 규제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유럽연합(EU), 페루 등 우호국연합과 조약 범위가 폐기물 관리로 한정돼야 한다고 맞서는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업국 진영이 대립하고 있다.
협약 체결에는 참여국들의 만장일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원래 올해 4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4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4)에서 협약 최종안이 구체화될 예정이었으나 중국과 사우디 등이 플라스틱 생산 규제에 강력하게 반대한 탓에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부산에서 열릴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에 앞서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8월 말 태국 방콕에서 중간 전문가그룹 회의가 개최됐으나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위스, 프랑스, 아이슬란드, 칠레 등 40여 개국은 강력한 협약 체결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 ‘부산으로 가는 다리(Bridge to Busan)’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중립을 지키고 있던 미국도 플라스틱 생산 규제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 강력한 협약에 찬성하는 진영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정부는 우호국연합 가입국이나 지금까지도 어느 한쪽 편도 들지 않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협상 회의에서 개최국의 목소리와 영향력은 크다”며 “특히 이번 회의는 마지막 협상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부의 생산 감축에 대한 입장 표명이 협약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성공적 협약을 위해서는 강력하고 야심찬 생산 감축 목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고 한국 정부는 ‘부산으로 가는 다리’ 선언문에 동참해 생산 감축 의지를 표명하고 성공적 협약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