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태용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장이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뮬리아호텔에서 열린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자카르타(인도네시아)=비즈니스포스트] 심태용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장(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이 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조건으로 인도네시아를 향한 높은 이해도를 뽑았다.
심 법인장은 15일 자카르타 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2024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자카르타’에서 손자병법의 구절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를 인용하면서 "인도네시아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몇 년 사이 인도네시아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였는데 디지털 전환 등 현지 이해도를 통한 맞춤 전략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법인장의 이날 주제발표도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심 법인장은 우선 탄탄한 거시경제 지표를 제시하며 인도네시아가 3억 명에 근접한 인구를 바탕으로 안정적 경제성장률을 지속해서 이어갈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동시에 인도네시아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더했다.
심 법인장은 인도네시아가 농업, 광업, 제조업 등 기존 산업에서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T) 등이 빠르게 성장하는 점을 신흥국의 성장과정과 유사한 궤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경우 이런 변화를 겪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줄곧 우상향했으나 인도네시아는 2010년대 이후로 4천 달러대 수준에서 정체됐다는 점을 짚었다.
심 법인장은 부족한 인프라(기반시설)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전력과 가스산업 등 기본적 인프라로 볼 수 있는 부문의 GDP 기여도가 지난 1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를 파악하고 인프라에 집중 투자를 집행했지만 임기 후반 코로나19 타격으로 투자 흐름이 정체된 것으로 평가된다.
심 법인장은 “다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유산이 이어지면서 인프라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심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특징 중 하나로 높은 내수 민간소비를 꼽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기 풍파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물가가 상대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조보다도 인도네시아가 더욱 강력하게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심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금융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의 5만 루피아, 혹은 1년 뒤 10만 루피아 중에 선택하라 하면 옛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당장의 5만 루피아를 택했지만 지금은 변했다”며 “현재는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많이 부유해지고 교육 수준도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심 법인장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선 양(Q)보다 가격(P)를 올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가격 인상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생수 한 병에서 물이 차지하는 원가는 1%이며 나머지는 병과 뚜껑이다며” “만일 스마트 병이나 뚜껑을 개발할 수 있다면 가격인상을 통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발표 마지막에는 인도네시아가 국내 금융사에게 기회의 땅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심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이지만 전략적 접근으로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방대한 인구와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매력적 시장이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기반으로 스마트한 사업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