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증시가 고긍행진을 하면셔 관련 ETF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들어 인도, 인도네시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통해 신흥국 증시에 관심을 보이는 개인투자자 수요 잡기에 나섰다.
신흥국 증시는 최근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가 해외자본 유입 등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 전망을 고려하면 장기 투자처로도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증시는 올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증권거래소(NSE) 니프티50지수는 2024년 들어 10월1일까지 18.65% 상승했다. 니프티50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발표 뒤 9월 말에는 5거래일 연속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도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에 올라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이 2024년 9월11일 종가 기준 순자산 7305억원을 보였다. 국내 상장된 인도 투자 ETF 가운데 처음으로 순자산 7천억 원을 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는 특히 GDP 성장률보다 내수 소비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소비 주도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도 증시 장기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종민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 매니저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에 따르면 인도는 202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최근 모디 총리의 3연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외국인 투자자본의 꾸준한 증가, 젊은 노동력 등으로 경제의 고속성장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도 인도가 세계 1위 인구대국(약 14억 명)으로 소비, 생산 등 측면에서 중국을 대신할 시장이라고 내다봤다.
김 담당은 “인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폭발적 성장의 초입 단계에 있는 국가라고 판단한다”며 “인도 등은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국가”라고 강조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2일 기준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에 상장된 인도 증시 관련 ETF 상품은 모두 1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4개 상품이 올해 새롭게 상장했다.
특히 올해 자산운용사들은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을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ETF에서 나아가 특정 기업이나 산업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들을 내놓으면서 상품군을 넓혔다. 운용역의 역할을 키운 액티브 상품도 등장했다.
익숙한 미국, 중국 증시를 벗어나 연말 새로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기초지수에 투자하고 싶다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 등을 살펴보면 된다.
이들 상품은 이름 그대로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주 50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최근 1년 수익률은 KODEX 인도Nifty50이 25.27%, TIGER 인도니프티50이 27.15%, KOSEF 인도Nifty50(합성)이 26.21%를 보였다.
대표 지수가 아닌 조금 더 집중된 분야 투자도 가능하다.
올해 5월 삼성자산운용은 ‘KODEX 인도타다그룹’를 내놨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소비재 상위기업 20곳에 투자하는 ‘인도빌리언컨슈머’를 신규 상장했다.
▲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4년 9월10일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 등 인도 관련 ETF 2종류를 신규 상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두 상품 모두 아직 출시 뒤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상장 뒤 수익률이 각각 7.25%, 13.86%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9월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와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 등 2종류의 인도 ETF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에 합류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ETF시장에서 처음으로 인도 ETF를 액티브 상품으로 출시해 차별성을 뒀다.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는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 등 인도 자유소비재기업 15곳을 선별해 집중투자한다.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은 인도를 대표하는 상위 5대 그룹과 그룹의 핵심 계열사 15~2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ETF를 통해서는 타타, 릴라이언스, 아다니, L&T, 바자즈 등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기업들에 두루 투자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시장도 유망한 신흥국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국내 ETF시장 상장된 상품은 상대적으로 적다.
ETF 상품으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 1종류가 상장해 있다.
이 상품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니켈 생산량 세계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 증시 대표 상장종목을 담고 있는 MSCI 인도네시아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4%대를 보이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인도네시아 포커스인도네시아펀드’, 미국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인도네시아 ETF’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도네시아는 대표 주가지수인 IDX지수는 올해 6월만 해도 6700대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했고 연준의 ‘빅컷’ 발표 다음날인 9월19일에는 지수가 7905.39까지 올랐다.
올해 최저 수치와 비교하면 17.51% 상승한 것이다.
다만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한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인도를 예로 보면 현재 시장 주가순자산배율(PER)은 24배 수준으로 신흥국 평균(12배)의 2배에 이르는 상태”라며 “증시가 단기적 과열 국면에 진입해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시장이 성장을 하고 있는지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에 집중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