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4-08-16 16: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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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상반기 호실적을 내며 손보업계 순이익 1위 삼성화재를 바짝 뒤쫒고 있다.
정 사장은 단단한 실적을 바탕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힘을 실으며 주주환원 확대도 본격화한다.
▲ DB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좋은 실적과 밸류업 계획 발표로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1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DB손해보험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업계 실적 불확실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외부요인에도 올해 배당성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 뒤 2024년 DB손해보험의 주당배당금(DPS)을 8.3% 상향한 6890원으로 제시했다. DB손해보험의 배당성향이 지난해 20.7%에서 2024년 21.4%, 2025년 24.9%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손해보험사들이 전반적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새 회계제도에 따른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 자본안정성 문제로 주주환원부분에서는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DB손해보험은 이에 따라 배당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해보험은 신지급여력비율(K-ICS)이 제도 도입 뒤 매번 200%를 웃돌고 있다”며 “실적 호조에 기대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배당수익률이 2024년 6.4%, 앞으로 3년 평균으로는 7.1%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14일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최대 5년 안에 주주환원율을 35%까지 상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적극적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했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 등에 관한 답변을 유보한 것과 사뭇 다르다.
정 대표가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맞춰 주주환원 확대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인데 단단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DB손해보험은 2024년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조1241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순이익이 23.2% 늘어났다. 특히 보험금 예실차, 보장성 보험 계약서비스마진(CSM) 배수 개선 등으로 질적 성장을 입증했다.
DB손해보험은 2분기 위험손해율이 낮아지면서 보험금 예실차(예상 보험금과 실제 발생한 보험금 사이의 차이)가 개선돼 장기보험손익이 11.5%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DB손해보험 예실차가 2023년 2280억 원에서 올해 1240억 원, 2025년에는 620억 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DB손해보험은 보장성 보험 계약서비스마진(CSM) 배수도 17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배 상승했다. CSM 배수는 신계약 서비스마진을 월납환산초회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같은 보험료를 받아도 CSM 배수가 높을수록 판매이익이 높다.
올해 손보업계 핵심 경쟁사업분야인 보장성 보험에서 수익성을 높인 것은 의미가 크다.
DB손해보험은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 1위 삼성화재와 순이익 격차도 좁히고 있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조2772억 원을 거둬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위인 DB손해보험과 순이익 차이는 2023년 상반기 2704억 원에서 올해 1531억 원으로 좁혀졌다.
DB손해보험은 주주환원 의지에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 신호를 받고 있다.
▲ DB손해보험이 14일 실적발표에서 중장기 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DB손해보험 2024년 2분기 기업소개(IR) 자료 갈무리. < DB손해보험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DB손해보험 증권가 목표주가 전망치 평균은 13만1563원으로 이전보다 6.53% 높아졌다. DB손해보험은 이날 주가도 전날보다 3.92% 오른 10만6천 원에 장을 마쳤다.
정 대표는 2024년 신년사에서 “DB손해보험의 잠재력과 추진력은 추격을 따돌리고 앞서 나아가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올해는 ‘회사가치 성장을 위한 전 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라는 전략방향을 설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중점 추진사항으로 △CSM 확대를 위한 채널별 성장전략 추진 △회사가치 증대를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 수익성 관점의 계약·보상 효율관리 강화 △사업비 효율체계 재정립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 등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DB손해보험에서 35년을 일한 영업 전문가다. 1962년 태어나 계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 입사해 인사지원팀 상무, 법인1사업본부장(상무), 법인사업부문장(부사장), 개인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낸 뒤 2022년 1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