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08-18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가 분기 최대 매출을 거두며 비중화권 지역으로 시장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 속에 이번에는 ‘글로벌 맞춤형' 색조 화장품으로 제품 다각화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코스맥스는 그동안 기초 화장품 수출에 힘입어 지속적 외형성장을 이뤄왔으나 최근 색조 화장품의 매출 비중이 점점 늘어나며 올해 2분기 기초와 색조 화장품의 비중이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면서다.
▲ 이병주 코스맥스 대표이사 사장이 색조화장품으로 제품 다각화를 추진한다.
이에 이병주 코스맥스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맞춤형 색조 화장품을 통해 글로벌 수요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코스맥스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춰 색조 제품군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이병주 사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색조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스맥스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로 색조 화장품을 개발하는 ‘스마트 조색 인공지능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연구원이 직접 색상을 만드는 실험을 하지 않아도 색상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화장품 샘플 제조, 색상 확인 등 색조 화장품 개발 과정이 효율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객의 요청 사항과 피드백을 반영한 색상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맥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급증하는 색조 화장품 수요에 대한 대응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색조 제품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산능력도 확보해둔 상태다.
코스맥스는 올해 1월 색조 화장품 전용 신규 공장인 평택2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CAPA)은 연간 약 1억3천만 개로 추정되며 수출물량에 대한 대응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공장별로 색조 제품 생산을 나눠 고객사 대응 속도도 높였다.
화성공장에서는 립,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등의 색조 화장품을, 평택2공장에서는 파우더 제형의 중심의 색조 제품을 생산한다.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까지 K뷰티의 성장세를 이끌어온 제품군은 단연 기초 화장품이다. 코로나 19 이후 자연스럽고 건강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색조가 아닌 스킨케어 분야로 시선이 집중된 영향이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기초 화장품의 수출 비중은 74.7%로 여전히 화장품 전체 시장의 수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일본 등 선진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산 색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색조 제품군의 수출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의 1020세대들 사이에서 K팝 아이돌 화장법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됐다.
▲ 코스맥스 평택2공장. <코스맥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색조 화장품 수출액은 6억4200만 달러(약 8724억 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4.0% 늘어나며 본격적으로 색조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코스맥스의 실적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코스맥스의 기초 및 색조 화장품 매출 비중은 2023년 3분기 각각 49.0%, 42.3%에서 2023년 4분기 47.8%, 43.0%로 색조비중이 증가했으며 2024년 1분기에는 기초 45.4%, 색조45.5%로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색조 화장품의 수출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의 색조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지난해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색조 화장품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1억6848만 달러(약 2289억 원)에 달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클리오 페리페라, 아이씨패밀리 등 다양한 국내 색조 화장품 제품이 순위권에 진입하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며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미국의 MZ세대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이 높은 K뷰티 색조 화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장남인 이병만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사장과 이병주 사장이 나란히 승계 시험대에 오른 만큼 이병주 대표가 올해 색조 화장품을 통한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경수 회장은 지난해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19.23%를 장남 이병만 사장과 차남 이병주 사장에게 장외 매도 및 증여하며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이병만 사장과 이병주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9.95%, 10.52%다.
이병주 사장은 2014년 코스맥스의 해외법인인 코스맥스USA에 합류해 최고재무담당자(CFO) 및 최고운영담당자(COO)를 거쳐 2019년 대표에 선임됐다. 2021년에는 미국법인 총괄 대표를 맡았다.
2023년 코스맥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이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2분기에는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