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9일 오전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오른쪽)이 2023년 10월23일 서울 영등포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위원장을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김 위원장을 상대로 16시간에 이르는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는데 금융감독원이 대기업집단 총수를 소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8개월 만에 김 위원장을 첫 소환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이 띄우기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것이다.
또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어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의 시세조종 과정에서
김범수 위원장의 지시 혹은 승인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카카오그룹 경영진을 둘러싸고 불거진 사법리스크가 창업주인 김 위원장까지 확산된 모습이다.
검찰은 최근 황태선 카카오 CA협의체 총괄대표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을 두고는 드라마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카카오그룹도 긴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경영에 복귀해 그룹 쇄신을 위한 노력에 온힘을 쏟고 있다.
쇄신 작업을 이끌어야 할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경영 쇄신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장 직함으로 경영 복귀를 공식화했다. 8차례의 비상경영회의를 거쳐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 쇄신에 나섰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