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부터 대웅제약, 종근당까지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이 안정적 자금줄 확보를 위해 건기식(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제약사들로서는 기존 의약품을 활용해 건기식으로 손쉽게 진출할 수 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한 탓에 오히려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 14일 건기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건기식 인기도 식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건기식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
16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건기식 인기도 식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실제 2023년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2년과 비교해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부터 매년 5~10%씩 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춰보면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물론 코로나19 기간만 하더라도 건기식 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내 제약사들로서는 이종사업이라기 보단 기존 사업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으로 꼽혀왔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 6조2200억 원가량으로 6조 원을 넘어서면서 5년 사이에 규모가 27%나 확대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국내 소비자들이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기식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제약사들로서는 안정적 자금줄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든 건기식 사업이 아픈손가락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건기식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기존 전문성을 바탕으로 손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꼽힌다.
건기식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 및 가공한 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을 의미한다.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식품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전문성을 살리기는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올해도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이 건기식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 자회사인 대웅바이오가 건기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했고 GC녹십자그룹 계열사인 GC녹십자웰빙도 건기식사업을 떼어내 어니스트리(가칭)을 신설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이미 건기식사업에 진출한 제약사들을 살펴보면 수익성이 후퇴하거나 심지어 갉아먹는 곳도 있다.
유한양행의 건기식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유한건강생활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유한건강생활이 처음 독립했던 영업손실 193억 원을 본 이후 2021년 영업손실 123억 원, 2022년 영업손실 108억 원, 2023년 영업손실 11억4천만 원을 봤다.
물론 영업손실을 줄여가고 있지만 2023년에 매출이 396억 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30% 감소해 외형도 축소됐다.
다른 제약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건기식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종근당건강도 2023년 매출 4581억 원을 거두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물론 수익성을 강화하면서 같은 해 영업이익 19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은 했지만 외형은 축소된 것이다.
JW생활건강과 안국건강 등 JW홀딩스와 안국약품이 운영하는 건기식 회사들도 2023년 각각 영업손실 20억 원, 28억 원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건기식업계 관계자는 “건기식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에 따른 브랜드들도 너무 많다보니 하나를 론칭하기 위해 마케팅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식품이라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