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메디톡스의 미국 진출이 10년이나 미뤄져 재시동을 걸고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10년 전 진출했다면 미국 제약사 앨러간이 메디톡스 톡신제제의 미국 판권을 차지했을 터인데 10년이 미뤄지며 자체기술로 미국에 직진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메디톡스의 미국 진출 지연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
4일 메디톡스에 따르면 2025년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제제(MT10109L)의 미국 FDA 허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2023년 12월 MT10109L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2024년 1월 미국 법인 ‘루반타스’를 설립하며 미국 재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10년 전에도 메디톡스는 미국 진출을 준비한 적이 있다.
2013년 메디톡스는 앨러간에 톡신 기술을 수출하고 미국 진출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앨러간이 임상 진입을 미루다가 당시 앨러간이 애브비에 인수되며 기술이 메디톡스에 반환됐었다.
이후 2023년 MT10109L의 글로벌 임상3상을 마쳤고 미국 FDA 품목허가 승인이 나면 메디톡스가 직접 미국 판권을 갖게 된다.
10년 전 앨러간 기술 수출이 성공했으면 앨러간이 메디톡스의 미국 판권을 가졌을텐데 당시 무산되는 바람에 메디톡스가 직접 미국 판권을 갖게 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메디톡스의 미국 재진출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세계 1위 보톡스기업인 미국 엘러간과의 관계에 있다.
메디톡스는 앨러간과 법정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 메디톡스의 미국 법인 루반타스 최고경영자 토마스 올브라이트는 엘러간 출신이다. <메디톡스> |
메디톡스는 앨러간을 상대로 2022년 9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라이선스 계약 위반에 따른 자료 이전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앨러간이 2023년 12월 반대청구 신청을 한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2013년 당시 기술이 상업화되지 못한 이유로 '앨러간이 임상 진입 미룬 것'을 문제삼아 35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앨러간이 2023년 12월 반대청구를 신청했다.
10년 전 미국진출 실패에 대한 소송건이 현재에도 진행중으로 메디톡스는 미국 진출에 재시동을 걸며 당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메디톡스가 새 미국법인의 최고경영자로 토마스 올브라이트를 영입하며 상황이 변했다. 미국 법인 ‘루반타스’의 최고경영자가 ‘앨러간’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메디톡스의 미국 ‘직판권’을 가지면서도 세계 1위 보톡스기업인 앨러간의 ‘전략’까지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디톡스의 미국 재진출이 전화위복 기회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