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1-04 15: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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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왼쪽)와 전항일 G마켓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와 G마켓이 올해부터는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수 있는 흐름으로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4일 유통업계에서는 인수 이후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던 G마켓과 이마트가 올해부터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마트가 2021년 3조4404억 원에 인수한 G마켓은 '아픈 손가락'이다. 인수 이후 분기 흑자조차 달성한 적이 없어서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있어서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통업계에서는 G마켓이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마켓이 적자폭을 꾸준히 줄여왔고 지난해 11월 연중 최대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 G마켓에 따르면 2023년 빅스마일데이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0% 이상 증가했다.
G마켓이 실제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이마트와 시너지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와 전항일 G마켓 대표이사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한 대표가 보이고 있는 움직임이다.
한 대표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쓸 것이다”며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이사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강 전 대표는 온라인 전환에 집중하면서 매장 통·폐합, 매장 매각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진행 중이던 매각 논의도 중단시키고 신규 점포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마트 본질인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 유통업계에서는 G마켓이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업의 본질인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하게 되면 온라인 부문에서의 G마켓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마트와 쿠팡은 모두 직매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는 쿠팡만큼 재고를 쌓아놓고 팔 수가 없다. 재고를 쌓아놓을 수 있는 공간이 쿠팡과 비교해 부족해서다. 이마트가 직매입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쿠팡보다 상품 구색이 부족해 보일 수 있는 이유다.
이마트 상품 구색이 부족한 부분은 G마켓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오픈마켓인 G마켓은 재고를 쌓아놓을 필요가 없다. 셀러를 입점시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마트에 없는 상품들을 판매하기에도 수월하다.
실제 G마켓이 올해 역할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마트는 할인 행사를 할 때 고객들이 직접 와서 보고 고를 수 있는 신선 식품 등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올해도 이런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G마켓은 허브플랫폼이자 메가플랫폼 역할을 해주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서 “G마켓은 오픈마켓이 본질이기 때문에 이마트에서 살 수 없는 상품을 판매하는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이마트와 SSG닷컴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선순환 구조를 확대하기 위해선 G마켓이 이용자 수와 점유율을 더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온라인 시장에서 G마켓은 아직은 위치가 어중간해 보이는게 사실이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 놓여있는데도 이에 대한 의지가 잘 보이지 않는 느낌”이라고 바라봤다.
G마켓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G마켓이 계속해서 좋은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도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지난 2년은 결실을 위한 투자 기간이었다고 생각하며 올해는 이마트와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