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배당제도를 도입한 증권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연말 증권주 배당투자 전략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배당절차를 변경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면서 연말 대표 배당투자 업종 중 하나인 증권주 투자전략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기존 배당제도를 채택한 증권사와 신 배당제도를 채택한 증권사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 시점에 시차를 두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상장사의 배당기준일이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미뤄졌다.
금융위원회는 투자자들이 배당액을 알지 못한 채 배당 종목에 투자하는 ‘깜깜이 투자’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초 상장사들에 배당제도 변경을 권고했다.
기존에 투자자들은 통상 12월말에 있는 배당기준일까지 배당종목을 정했는데 배당액은 다음해 3월 주주총회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경된 배당제도의 경우 3월 주주총회 이후 배당기준일이 위치해 있어 투자자들은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확인한 뒤 배당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같은 제도 개선안은 상장사 자율에 맡겨져 있어 기존 배당제도를 택한 상장사와 신 배당제도를 택한 상장사가 현재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올해 배당제도 개선 행렬에 동참했다. 새로운 배당제도를 택한 증권주는 현재까지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다.
한편 기존 배당제도를 유지하는 증권주로는 키움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가 있다.
새로운 배당제도를 채택하는 기업은 향후 G(지배구조) 평가에 유리하므로 위 세 증권사는 내년에 새 배당제도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로선 구 제도와 신 제도가 혼재된 상태라 투자자들은 올해 연말 증권주 배당투자 전략에 어떤 변화를 줘야할 지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증권주 배당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분산’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종목이 연말에 결산배당을 한 번 시행하고, 내년 초 또 다른 일부 종목이 개선된 절차를 통해 배당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배당제도를 택한 증권주들로 연말에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선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의 경우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배당수익률은 각각 3.1%, 4.8%, 6.7%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이 가운데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국내외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해 여전히 ‘깜깜이 배당’을 택하고 있음에도 배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두 증권사는 올해 증시거래대금 상승에 힘입어 3분기 누적 기준 증권사 영업이익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는 부동산PF,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 우려가 부담 요인으로 실적과 자본 안정성이 높은 종목 중심의 선별적인 배당 투자를 권고한다”며 “키움증권, 삼성증권의 배당 가시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오는 28일로 하면서 위 세 종목에 배당투자를 하려는 경우 26일까지는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 이들의 주주배정 기준일이 마지막 거래일인데 실제 주식이 입고되는 시점은 매수 이후 2거래일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세 종목의 주가가 오는 26일에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 삼성증권은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으며 배당수익률도 높은 수준이다. |
그 뒤엔 신 배당정책을 택한 증권주들로 시선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 일정 등을 고려할 경우 이들의 배당기준일은 내년 3월말 혹은 4월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 종목의 주총에 앞서 배당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되며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을 미리 매수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주 기준으로 위에서 언급한 신 배당제도 증권주들의 현재 배당수익률 평균은 4.9% 수준이다. 배당수익률이 이보다 높은 종목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대신증권(8.36%), NH투자증권(6.82%), 현대차증권(6.35%)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올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경우 내년 주총에서 배당금 지급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들의 4분기 실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 배당플레이가 유효한 이유는 분산효과 때문이다”며 “변경 절차를 적용치 않은 증권주 중심으로 1차 수급 몰림이 예상되며 그 다음은 내년 3월말 2차 수급 몰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과도기 동안 투자자는 기존대로 배당 지급하는 기업과 배당제도 개선 적용 기업에 투자 시차를 두는 방법으로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