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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웅열 이어 금수저 꽉 물게 된 코오롱 이규호, ‘지분 승계’는 언제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11-29 1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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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0383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웅열</a> 이어 금수저 꽉 물게 된 코오롱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규호</a>, ‘지분 승계’는 언제쯤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부회장. <코오롱 그룹>
[비즈니스포스트] “그동안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입을 앙다물었다. 이빨에 다 금이 다 간 듯하다. 여태껏 턱이 빠지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다. 이제는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11월 경영 은퇴를 선언하며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남긴 말이다. 재벌가의 후계자로 태어나 20년이 넘게 코오롱 그룹을 이끌어 오면서 짊어졌던 부담감과 그 부담감을 내려놓는 홀가분함이 읽힌다.

이 명예회장의 이빨에 금을 낸 ‘금수저의 부담감’은 이제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의 승진으로 코오롱그룹의 4세 경영승계는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이전까지 코오롱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나 28일 발표된 2024년도 코오롱 그룹 인사를 통해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계열사에서 지주사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이 부회장이 코오롱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비록 부회장이기는 하나 현재 코오롱그룹 회장 자리가 이 명예회장의 은퇴 이후 공석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재벌 승계가 여러 세대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회장의 의미가 과거와는 달라지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역시 한동안 부회장 자리에서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기도 했다.

이 명예회장과 이 부회장이 코오롱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은 매우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84년생으로 올해 나이는 39세다. 이 명예회장이 1956년생으로 40세가 되던 해인 1996년부터 코오롱 그룹 회장에 올랐다는 점과 비교하면 사실상 같은 나이에 코오롱 그룹을 이끌게 된 셈이다.

이 명예회장은 부친인 이동찬 전 코오롱 명예회장이 ‘후진에게 길을 내준다’며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코오롱 그룹의 경영을 이어받았다. 이 명예회장 본인도 같은 방식으로 이 부회장에게 경영승계의 길을 열어 줬다.

이 명예회장과 이 부회장 모두 장자상속 원칙이 확고한 코오롱그룹에서 어린 시절부터 후계자로 낙점받아 경영수업을 받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코오롱 그룹은 1970년대에 이동찬 전 명예회장이 이원만 창업주로부터 코오롱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는 과정에서 숙부인 이원천 전 코오롱TNS 회장과 ‘숙질 갈등’을 겪은 뒤로 장자상속 원칙을 확고하게 지킨다.

이 명예회장의 다섯 누이는 물론 이 부회장의 두 누이 모두 코오롱의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아버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0383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웅열</a> 이어 금수저 꽉 물게 된 코오롱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규호</a>, ‘지분 승계’는 언제쯤
▲ 2018년 11월29일 이웅열 당시 코오롱그룹 회장이 은퇴를 선언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코오롱 그룹>
다만 이 부회장의 승진 속도는 이 명예회장보다 훨씬 빠르다.

이 명예회장은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한 뒤 1985년에 임원이 됐다. 1991년에 부회장이 된 뒤 5년 만인 1996년에 회장이 됐다. 그룹 입사에서 회장까지 약 20년이 걸렸다.

반면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한 뒤 2015년에 상무보, 2017년에 상무가 된다. 2018년에는 전무로 승진하고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인 리베토코리아의 대표이사도 맡았다가 2020년에 부사장, 2022년에 사장이 된다. 사장 승진 1년 만에 다시 부회장까지 올라 입사 이후 11년 만에 그룹 경영을 맡게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코오롱의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도 이 명예회장과는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분 승계 문제는 앞으로 코오롱 그룹의 주요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명예회장은 고등학생 때부터 코오롱의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렸고 현재는 코오롱의 지분 49.74%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아직까지 코오롱 지분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코오롱에서 일하면서 공시 대상이 되는 5억 원 이상 연봉을 받은 적도 없다.

현재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이 부회장은 거액의 배당이나 급여를 받은 적이 없는 만큼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 비용을 감당할 만한 재산이 없다는 의미다.

코오롱 오너 일가의 지분승계 방법을 놓고는 여러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명예회장의 코오롱 지분이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승계 자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증여 혹은 상속 뒤 지분의 일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하더라도 이 부회장은 20% 이상의 코오롱 지분을 별다른 자금 동원 없이 상속받을 수 있다.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은퇴 이후에도 상속과 관련해 송사를 치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으로의 상속은 비교적 법적 위험이 없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부회장 역시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보유했음에도 군대에 다녀온 뒤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으며 현재까지 별다른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을 정도로 평판 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2018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 승계를 놓고 “본인(이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주식은 1주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들을 믿는다”며 “나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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