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업 혁신모델인 ‘AHEAD(어헤드)’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어헤드 상표권을 확대 출원하고 회사 경영 곳곳에 적용하고 있다. 어헤드는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사명변경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후보군 중 하나로도 거론됐는데 다른 후보들과 달리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 삼성엔지니어링이 강조하는 수행체계 혁신모델 'AHEAD(어헤드)' 관련 이미지. <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 갈무리>
23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살펴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일 건설업과 건축프로젝트 사업관리 등 용도로 어헤드 상표를 새롭게 출원했다. 6일에는 공업용 로봇, 수처리장치 등 사업용도로 어헤드 디자인 상표를 출원했다.
어헤드는 ‘앞선’, ‘앞으로’ 등의 뜻을 지닌 영어 단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사명 변경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어헤드와 퍼스티브(FIRSTIVE), 인스파이어(INSPIRE) 등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에 따라 삼성어헤드, 삼성퍼스티브, 삼성인스파이어 등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새 이름 후보로 언급돼 왔다.
이 가운데 5월 상표권 출원 뒤 디자인 도안이 나오고 용도도 확대출원하는 등 후속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것은 어헤드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월 어헤드 디자인 도안을 새로 출원했다. 9월21일에는 어헤드 상표권으로 건설엔지니어링 관련 용도 외 수처리, 폐기물 등 용도 등록이 이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회사 경영 전반에서도 기술과 산업발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뜻의 어헤드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시공(EPC)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한 전략으로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바꾸는 어헤드 모델을 추진해왔다.
설계자동화, 모듈화, 디지털전환 등 첨단기술 적용과 통합적 프로젝트 관리로 공사기간 단축, 원가절감, 안전관리 등에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단계에서부터 기본설계(FEED)-본사업(EPC) 연계수주에 힘을 싣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본설계는 프로젝트의 전체적 설계와 견적부터 플랜트 건설에 사용할 자재, 장비까지 기초를 설정하는 것으로 설계조달시공(EPC) 본사업의 바탕이 된다. 기본설계와 본사업을 연계해서 수행하면 통합적 관리를 통해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설계부터 시공 등으로 이어지는 사업 수행과정 전반을 데이터화해 선제적으로 공사일정을 관리하고 현장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등 삼성엔지니어링이 강조하는 수행혁신을 도입하는 데 용이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에는 해외 산업전시회, 내부 CEO 타운홀 미팅 등에서도 회사의 혁신방향을 나타내는 말로 어헤드를 내걸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석유가스산업 전시회 아디펙 전시부스에서 혁신실행 모델 ‘어헤드’를 소개했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이달 9일 임직원 600여 명과 함께 한 타운홀미팅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새로운 정체성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발표할 때도 어헤드를 사용했다.
▲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11월9일 GEC 국제회의장에서 'CEO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페이스북>
남궁 사장은 새로운 삼성엔지니어링의 비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시하면서 ‘Future Ahead’를 붙였다. 그러면서 기존사업 수행과 신규사업 진출을 통한 선제적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친환경에너지분야 신사업 확대를 본격화하면서 회사 이름에서부터 ‘엔지니어링’을 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공, 비화공 플랜트사업에 한정된 이미지를 벗고 수소, 탄소중립 등 친환경에너지사업부터 물처리, 대기오염 예방, 폐기물재활용 등 환경인프라사업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체질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IR보고서에서 에너지전환분야 프로젝트 수주와 매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담은 중기사업 비중변화 전망 자료를 공유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2년 기준 0%인 에너지전환 분야 수주를 2025년 16%, 2028년에는 31%까지 늘려 화공플랜트(30%), 비화공플랜트(29%)와 대등한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매출도 2022년 기준 화공과 비화공플랜트가 각각 48%, 52%를 차지하고 있고 친환경에너지부문 매출은 아직 없다. 하지만 2028년에는 에너지전환부문 매출 비중이 41%, 비화공은 37%, 화공은 22%로 만들어 체질전환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블루암모니아 등 에너지전환분야 관련 기본설계(FEED) 프로젝트 7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분야에서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프로젝트 입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속가능항공연료는 기존 제트연료와 바이오연료를 혼합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70년 1월 설립된 코리아엔지니어링에서 출발했다. 그 뒤 1991년 1월1일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회사 이름을 바꾸게 되면 32년여 만에 새로운 이름을 다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사명변경과 관련해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