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3분기 부진한 해외영업 실적을 거둔 가운데 아세안 핵심거점 지역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베트남 해외법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해외법인 3분기 순이익이 나홀로 후퇴해 베트남에서 반등 계기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베트남에서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우리은행>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해외법인 실적 부진의 실마리를 베트남부터 풀어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베트남우리은행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4.07% 증가했다.
우리은행 글로벌 성장전략 핵심인 3대 해외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0.8% 줄어든 순이익을 거뒀고 캄보디아우리은행 순이익은 46.5% 급감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법인 부진과 관련해 글로벌 고금리 흐름이 이어지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이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준수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특히나 베트남우리은행 성과는 우리은행이 해외진출 모범 사례로 내세워 온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성장을 멈춘 가운데 얻은 것이어서 우리은행에 더욱 값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11곳의 3분기 합산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점도 베트남우리은행의 실적을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3.4% 감소했다. 해외법인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베트남 영업 영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에만 베트남우리은행 지점 2곳을 새로 만들었다.
20일에는 베트남 하노이 복합 신도시 스타레이크에 22번째 지점을 PB(프라이빗 뱅킹) 특화 창구로 신설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 브랜드인 ‘Two Chairs’를 베트남 현지에 처음으로 이식하며 현지 자산가를 상대로 영업을 펼친다.
▲ 베트남우리은행은 11월에만 베트남에 2개 지점을 열었다. 위 사진은 8일 베트남 남부 중심도시 '껀터' 지점 개점식, 아래 사진은 20일 하노이 복합 신도시 '스타레이크' 지점 개점식 모습. <우리은행 자료 갈무리> |
나아가 27일에는 호치민에 출장소를 만들고 내년에는 2억 달러(약 2594억 원)의 증자를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이날 “베트남 전역네트워크 22곳과 비대면 플랫폼 ‘우리WON베트남’을 시장 흐름에 맞게 개선해 현지 소매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해외영업 중장기목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대 법인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얻는 수익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외국계 ‘리딩뱅크’ 도약을 노린다.
우리은행은 10월 말 ‘아시아 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주제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목표를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석모 글로벌그룹장은 당시 “현재와 같은 성장률로 자체성장을 통해 글로벌 수익 비중을 17%까지 늘리고 추가로 인수합병 등으로 8%의 추가성장을 이루면 25%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동남아시아를 해외이익 성장의 '첨병'으로 삼았다. 7월 취임 뒤 조직개편에서는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했다.
같은 달 행장으로 처음 주재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BIZ프라임센터, TWO CHAIRS W, 글로벌투자WON센터 및 동남아성장사업부 등 영업 특화조직이 우리은행 새로운 시작의 최선봉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