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대규모 순환자원설비 투자가 예정돼 있어 시멘트사들은 이익체력 유지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쌍용C&E는 2030년까지 탄소감축과 환경개선을 위해 8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쌍용C&E 올해 예상 매출 2조 원의 40% 규모이고 예상 영업이익 1800억 원의 4배가 넘는 수치다.
▲ 한일시멘트 사옥.
앞서 주요 시멘트기업들은 3분기에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보다 늘었고 유연탄가격 하락에 힘입어 영업이익 증가폭은 매출보다 더욱 컸다.
시멘트업계 1위 쌍용C&E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204억 원, 영업이익 476억 원, 순이익 1628억 원을 거뒀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4.2% 늘고 영업이익은 81.4%, 순이익은 695% 늘어난 수치다.
2위 한일시멘트는 매출 4245억 원, 영업이익 696억 원을 냈다. 2023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0% 급증했다. 3위 아세아시멘트는 매출 2884억 원, 영업이익 438억 원을 올렸다. 2023년 3분기와 견줘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22.5% 늘었다.
3분기 실적 호조는 전년 대비 시멘트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멘트사들은 2022년 11월 시멘트 가격을 평균 9만2400원에서 10만5400원으로 14.1% 인상했다.
여기에 콘크리트 강도를 올리기 위한 시멘트 수요 증가도 실적에 보탬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7일 인천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저품질 콘크리트(설계기준 강도의 70%)를 지목하기도 했다.
시멘트사들이 소성로를 가열하기 위해 고품질 유연탄을 쓰고 있고 각 회사별로 수입금액이 달라 일괄적으로 묶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유연탄 가격은 전년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를 보면 호주 뉴캐슬탄(5500㎉ 기준) 가격은 올해 3분기 평균 톤당 90.5달러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194.55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호주 뉴캐슬탄 가격을 구체적으로 보면 2022년 4분기 145.07달러, 2023년 1분기 127.86달러, 2023년 2분기 107.46달러로 조사됐다. 11월17일까지 올해 4분기 기준으로는 104.23달러로 나타났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계 4분기 실적은 올해 2·3분기 만큼 좋지는 않을 것 같다”며 “10월부터 시멘트 출하량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시멘트가격 인상 효과도 전기료를 상쇄하는 정도로 예년 실적을 회복하는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시멘트사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대규모 순환자원처리 시설 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익체력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