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2분기에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상품부문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수탁수수료와 채권부문 등에서 수익을 거둬 손실을 상쇄했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밝힌 ‘올해 2분기 증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4곳은 2분기에 순이익 6214억 원을 냈다. 1분기보다 93억 원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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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을 운용해 조달한 자금을 파생상품과 연계해 위험성을 회피(헤지)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크게 냈다”며 “국내증시가 2분기에 비교적 침체되면서 주식매매 부문의 손실도 커졌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은 주가지수와 연계해 미리 정한 조건대로 투자수익을 주는 파생결합 금융투자상품을 뜻한다.
증권사들은 2분기에 파생상품부문에서 손실 8726억 원을 입었는데 1분기보다 420억 원 증가했다. 2015년 3분기에 발생한 손실 1조3187억 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큰 손실을 입었다.
증권사들은 해외지수형 주가연계증권의 주요 기초자산을 홍콩H지수로 대부분 두고 있는데 이 지수의 상반기 배당 예상치가 줄어들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주식매매 부문에서도 손실 1159억 원을 입었다. 1분기보다 손실규모가 2653억 원이나 커지면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수탁수수료 부문에서 영업수익 1조9919억 원을 올려 1분기보다 2370억 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분기에 기준금리를 내리고 영국도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하는 등 대형 이벤트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주식거래가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투자금융(IB) 부문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면서 관련 수수료 영업수익도 3632억 원으로 증가했는데 1분기보다 1천억 원 이상 늘었다.
채권 관련 이익은 저금리의 영향으로 1조6968억 원을 기록해 1분기보다 849억 원 증가했다.
서규영 금감원 금융투자국 부국장은 “증권사들은 2015년 하반기 이후 파생결합증권의 운용환경 악화 등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 등 잠재적인 위험요인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