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장은 상반기 상대적으로 적었던 도시정비 수주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기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5804억 원을 거둬 포스코이앤씨(2조3144억 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5일 경기 부천 상동 한아름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해 현재까지 2조8천억 원이 넘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 사장은 도시정비시장에서 매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재건축 1호 상징성에다가 사업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됐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 일대에 연면적 29만522㎡, 지하 5층~지상 56층, 4개 동, 공동주택 956세대 등을 짓는 것이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용적률 600%를 적용받아 사업성이 높아졌다.
현대건설은 5월 초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를 기원하는 출정식을 열고 일대 환경정화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지난 6월27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통해 ‘금품·향을을 제공해 처벌 받았거나 소송 등이 진행중인 기업’에 입찰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서초구 반포주공 1·2·4주구 수주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한양아파트의 토지등소유자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이에 KB부동산신탁이 입찰조건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사장의 한양아파트 수주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경기 산본1동1지구 재개발사업(2021세대) 수주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조7천억 원의 해외수주 목표 달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를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를 고려해도 현재까지 4조 원이 넘는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가스 프로젝트 3개(자푸라 2단계, 파드힐리, 사파니아), 네옴시티 관련 스파인 프로젝트, 옥사곤 항만관련공사, 두바(Duba) 항구 2단계 확장공사, 아랍에미리트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에서 수주가 기대된다.
각각 프로젝트의 공사비를 살펴보면 자푸라 2단계 2조6천억 원, 파드힐리 6조5천억 원, 사파니아 4조5500억 원, 스파인 1조3천억 원, 옥사곤 항만 1조3천억 원, 두바 항구 2단계 확장공사 6천억 원, 아랍에미리트 액화천연가스 1조 원 등이다.
▲ 여의도 재건축 1호 한양아파트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현대건설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윤 사장은 올해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계약이 유력한 곳도 점검할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장기적 해외사업을 위한 포석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올해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이어 2월에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계획하고 있는 푸자이라(Fujairah)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사업 수주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이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입찰서는 빠르면 올 2분기에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 전체 규모는 45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은 기본설계(FEED)를 수행한 미국 맥더모트(McDermott), 이탈리아 사이펨(Saipem)과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윤 사장은 2월 싱가포르도 방문해 중국건축6국(CCSEB)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형사업을 발굴하기로 손잡았다. 또한 4월에는 미국 워싱턴에 방문해 홀텍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발주시장 호조와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맞물려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해외시장 추가 수주와 높은 사업성을 지닌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매진하면서도 소형모듈원전, 태양광 및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의 신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