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엔터테인먼트가 음악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출범을 통해 본격적인 'SM 3.0'의 시작을 알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SM엔터테인먼트가 음악퍼블리싱 자회사를 출범하며 ‘SM 3.0’의 핵심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가 향후 추가로 필요한 투자재원을 계획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14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자회사 SM프렌즈를 음악퍼블리싱 사업 법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M프렌즈는 SM엔터테인먼트가 팬클럽을 기획·운영하기 위해 2020년 설립한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 손실만 내는 등 사업적 시너지 창출에 실패하며 최근 법인 해산이 결정됐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음악퍼블리싱 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대신 기존 자회사의 담당사업을 변경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비용과 시간을 아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음악퍼블리싱 자회사는 전 세계 작곡·작사가들과 계약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에 고품질의 음악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부르는 곡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2차 사업도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음악퍼블리싱 전문회사 설립은 SM엔터테인먼트가 올해 2월 ‘SM 3.0’ 비전을 선언하면서 제시한 5대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인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의 구체적 방안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 3.0’ 시대를 맞아 멀티 제작센터를 세우고 한 해에 여러 아티스트를 데뷔시킨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기존처럼 외부에서 음악을 조달하지 않고 음악 공급을 담당하는 전문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프렌즈가 음악퍼블리싱 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 원을 지원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계획에 따르면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에 총 35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총 투자금의 5%도 되지 않으니 앞으로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음악퍼블리싱 전문자회사 설립 외에도 해외 레이블 인수, 팬플랫폼 투자, 해외 제작센터 구축, 메타버스 사업역량 강화 등 SM 3.0 추진에 총 1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천억 원도 되지 않는 SM엔터테인먼트가 1조 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이를 추진하기 위한 재원 중 2800억 원은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비핵심자산이란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계열사 중 음악사업과 관련없는 곳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본업인 음악과 무관한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통해 핵삼사업 성장에 투자한다는 것은 SM엔터테인먼트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가 발표한 'SM 3.0'의 5대 핵심사업 중 하나인 음악퍼블리싱 자회사 설립 관련 설명. < SM엔터테인먼트 > |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 인수된 지 4개월가량 흘렀지만 아직 그 어떤 계열사도 매각이 완료됐거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모회사인 카카오는 올해 영업이익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카카오그룹이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계열사들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고려하면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SM엔터테인먼트가 SMC&C를 매각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월5일 카카오가 미디어렙사(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또는 광고대행자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6개월 안에 위반사항을 시정하라는 통지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현행법에 따르며 광고대행자는 미디어렙사의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카카오는 미디어렙사인 SBSM&C 지분 10%를 들고 있었는데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게 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산하 계열사인 SMC&C까지 지배하게 됐다. 광고대행 및 방송콘텐츠를 제작하는 SMC&C는 광고대행자에 해당한다.
결국 카카오는 SBSM&C 또는 SMC&C 둘 중의 한 곳 지분을 모두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SM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음악사업과 관련이 적은 SMC&C를 매각한다면 ‘SM 3.0’ 사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열린다.
다만 SMC&C 주가는 올해 2월15일 장중 한때 5990원까지 치솟았으나 14일 현재 2천 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5700억 원 수준이던 시가총액도 2500억 원가량으로 떨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SMC&C 지분은 29.79%로 현재 시가총액 기준 700억 원대 중반으로 계산된다.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에 필요한 3500억 원에는 한없이 모자란 숫자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