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CJ프레시웨이의 최근 사업행보를 살펴보면 식자재 유통 부문이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솔루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하반기 박람회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3’을 열어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의 ‘식자재 유통기업’이 식자재 공급자로서의 역할에 머물렀다면 고객사의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이미지를 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CJ프레시웨이가 26일 신규 공개한 기업광고에서도 솔루션 사업 성공사례 6가지가 소개되는 등 정 대표는 솔루션 사업자로서 CJ프레시웨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CJ프레시웨이의 솔루션 사업은 ‘비즈니스 솔루션’과 ‘밀 솔루션’ 분야로 구분된다. 밀 비즈니스 솔루션은 개별 고객사의 맞춰 전처리 식자재, 특제 소스 등 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솔루션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장 운영과 관련해 각종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CJ프레시웨이의 솔루션 사업은 고객사의 사업 성공을 지원함으로써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식자재 유통 부문의 안정적인 장기 성장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솔루션 사업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CJ프레시웨이는 23일 외식 가맹 육성전문 기업 스탠다드브릿지와 협약을 맺으며 외식 가맹사업장의 초창기 성장을 위한 컨설팅 역량을 보완한데 이어 26일에는 메뉴 개발 역량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센터를 통합했다.
지난해 10월에도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솔루션 기업 ‘오케이포스’와 협약을 맺고 고객사가 매출관리와 식자재 구매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솔루션 사업 역량 고도화에는 식자재 관련 빅데이터가 필요한데 이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CJ프레시웨이가 지난해 6월 403억 원을 들여 지분 27%를 확보한 식자재 유통 플랫폼 기업 ‘마켓보로’이다.
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와 데이터 공동 관리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3자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식자재 구매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외식 매장 데이터 플랫폼 기업 ‘누벤트’와 손을 잡았다. 누벤트는 실시간 매장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메뉴별 판매량, 배달 주문 이력, 식자재 소비량 등 매장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구매부터 매출 발생까지 과정의 데이터를 접목해 솔루션 고도화에 나선다.
올해 2월에는 자회사 프레시원을 마켓보로의 온라인 식자재 플랫폼 ‘식봄’에 입점시켰다. 유통채널을 기존 자사의 폐쇄형 채널에서 오픈마켓으로 확대해 식자재 구매 데이터의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정 대표는 솔루션 사업 역량강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식자재를 공급받은 외식 가맹점 수는 1만869개로 지난해 1분기보다 27%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솔루션 사업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CJ프레시웨이는 밀 솔루션 사업 확대로 거래처 수 증가와 거래처당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정 대표는 2020년 12월 CJ그룹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로 발탁된 인물이다. 코로나19로 적자를 내던 CJ프레시웨이를 흑자로 돌려세운 뒤 솔루션 사업을 통해 식자재 유통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그는 취임사에서 "외형 성장에 치중하기보다 수익성과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구조가 갖춰지도록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 대표는 수익성이 부진했던, 프레시원미트, 형제푸드, 중국 현지 법인 등을 청산한 뒤 솔루션 사업 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CJ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CJ프레시웨이는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CJ프레시웨이 식자재 유통 부문은 매출 6353억 원 영업이익 9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0.8% 늘고 영업이익은 19.5%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이는 식자재 유통 수요에 맞춰 신규 물류센터 및 인프라 구축한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센터 증설에 따른 비용부담은 외형확대를 위한 선제적 투자이다”며 “물류센터 가동률 확대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