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회원제 별장공유 플랫폼 '써드홈' 홈페이지에 올라온 플로리다 서부 해안도시 더니든의 열대 휴가용 별장. <써드홈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별장을 갖기보다 별장 있는 친구를 사귀라.’
부동산개발·마케팅기업 건축미학이 공유별장의 좋은 점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말이다. 공유별장은 말 그대로 하나의 별장을 여러 명이 함께 소유하면서 관리·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프롭테크기업들이 공유별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개척하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프롭테크업계에 따르면 최근 워케이션(일+휴가), 제주도 ‘한 달 살기’와 같은 장기 체류여행 인기가 지속되면서 장기숙박 서비스나 공유별장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다.
▲ 최근 프롭테크기업들이 공유별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개척하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유별장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지만 여행의 주거화, 주거의 여행화 추세와 맞물려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여행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워케이션 등 체류여행에 관한 관심과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최근 일반주택시장에서도 월세, 주세 등 단기임대가 많아지고 도심 코리빙(공동거주)시장도 커지면서 이제 집, 주거에서도 공유경제가 생소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앞서 언급한 건축미학은 2008년 설립돼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 주택개발과 컨설팅사업을 하다 2022년 코리빙과 공유별장 등 공유주거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건축미학은 현재 공유별장 브랜드 ‘다섯 번째 계절’로 전용 플랫폼을 론칭하고 제주도와 경기도 양평에 소규모 타운하우스, 단독별장 등 공유별장을 운영하고 있다.
▲ 건축미학이 경기도 양평군에 준비하고 있는 수영장, 바비큐 그릴, 파이어핏, 스크린골프, 건식 사우나 시설을 갖춘 공유별장 '네모의 일탈'. <건축미학 공유별장 플랫폼 다섯 번째 계절 홈페이지>
건축미학을 포함한 프롭테크기업들은 유한책임회사(LLC)를 세워 공유별장을 개발, 매입하는 과정을 모두 대행하고 공동소유자들에 시설관리 서비스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적은 자금을 들여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개인이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모아 별장을 신축하거나 매입하고 관리·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2021년 창업한 건축 브랜딩 스타트업 스테이빌리티도 디지털시스템을 적용한 관리 플랫폼을 토대로 공유별장과 공동소유형 단독주택 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스테이빌리티는 빈집 등 건축물을 사들여 직접 리모델링한 뒤 유한책임회사 방식으로 별장 지분 소유권을 판매한다. 별장의 유지, 관리 서비스도 스테이빌리티가 도맡기 때문에 소유자들은 지분 매입에 드는 비용과 세금만 지불하면 복잡한 절차나 관리부담 없이 별장을 이용할 수 있다.
▲ 스테이빌리티가 리모델링해 오픈한 제주도 스테이(체류) 독채빌라 '그로힐'. <그로힐>
스테이빌리티는 지난해 제주도의 40년 된 집을 독채 풀빌라로 리모델링했고 7월에는 공유별장 사업모델로 프리(pre) 시리즈A 투자로 유치했다.
인공지능 건축매니징 스타트업 홈플릭스도 올해 2월 공유별장 서비스 ‘마이호텔’을 론칭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홈플릭스 마이호텔도 공유별장을 세우기 위한 부지선정부터 각종 인허가, 상하수도와 전기 등 건물 인프라 구축, 내부 인테리어 등을 원스탑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점은 다른 회사들과 비슷하다.
다만 홈플릭스 마이호텔은 개인의 여가생활을 위한 목적보다 별장을 공유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모델을 앞세우고 있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 홈플릭스가 IT솔루션을 제공한 남해 창선 바닷가 근처 공유별장 '청춘별장 남해 화목애'에서 보이는 바닷가 풍경. <청춘별장>
홈플릭스 공유별장은 숙박사업에 관심있는 B2B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모듈형 건축기업들과 공급제휴도 체결했다.
해외에서도 공유주거산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배우 케이트 윈슬렛과 카메론 디아즈가 출연했던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처럼 회원들이 각자의 집을 교환해 여행을 즐기는 ‘홈 스왑(주택교환)’ 플랫폼 기업도 등장했다.
2022년 4월 미국 기업 킨드레드가 공식 출시한 주택교환 플랫폼은 회원 전용 서비스로 운영된다. 연회비 300달러를 내고 회원이 되면 세계 각국에 있는 다양한 회원들과 서로 집을 교환해 숙박하며 여행이나 장기체류 경험을 즐길 수 있다.
▲ 킨드레드 플랫폼 미국 하와이지역 회원들이 주택교환을 위해 올린 주택들. <킨드레드 홈페이지>
수영장이 있는 저택,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집, 정원 테라스에 관엽식물이 무성한 집, 가족들이 지내기 좋은 곳 등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집들에 머물러볼 수 있다.
킨드레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플랫폼에는 세계 130개 국가에서 회원 10만 명이 가입해있다. 또 2분마다 주택교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에 설립된 미국 테네시의 ‘써드홈’도 주거공간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기업이다.
써드홈은 당시 ‘부자’들의 숙박공유 플랫폼으로 시작해 지금도 고급 별장을 보유한 사람들이 서로의 별장을 공유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사업모델로 한다.
써드홈 회원은 개인 주택교환 서비스뿐 아니라 요트와 사유지, 세계 각국의 리조트 100곳 이상을 이용할 수 있다. 박혜린 기자
창업자인 저는 미국, 유럽에는 Home Exchange 서비스들이 차고 넘치는데, 한국엔 하나도 없는 게 늘 너무 아쉽더라구요. 한국사람들도 Home Exchange의 매력을 누려봤으면 해서, 오랜 노력 끝에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2023-03-27 02: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