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할인 프로모션과 함께 할부판매에서 변동금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고금리 여파에 할부금리가 높은데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이를 할부판매에 반영해 대기수요 이탈을 막고 내수시장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현대차와 기아가 2월 나란히 변동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을 놓고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내놓은 변동금리 할부를 놓고 그동안 보였던 판매전략과는 기조가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는 이날 변동금리형 할부뿐 아니라 커스텀할부로 구매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커스텀할부란 차량 구매 시 고객이 자금 상황에 맞게 할부 기간, 유예율, 선수율 등 구매조건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1일 현대차는 노후차 보유 고객과 다자녀가구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할인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현대캐피탈과 협업해 3개월 단위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 물의 금리를 반영해 할부금리가 반영되는 할부상품을 내놨다. 처음 7%대 초반 금리를 적용받은 뒤 3개월 마다 금리가 떨어지면 조정되는 금리로 원리금을 갚으면 된다.
두 회사가 모두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로 생산 차질을 겪는 시기에 대기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내수 판촉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던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수에서 2022년 기준 88.2%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75%에서 해마다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도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안방인 국내 시장 지키기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출고 대기기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물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소돼 인도 물량이 기존보다 확대된 것도 있지만 고금리 여파에 따른 계약 취소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2022년 11월 기준 인기 차종인 기아 쏘렌토 가솔린 모델의 대기 기간은 10개월이었지만 2월에는 4개월로 출어 대기 기간이 6개월이나 단축됐다.
특히 계약을 하면 3년 가까이 기다려야 했던 제네시스 GV80 2.5 가솔린 터보모델은 올해 2월 기준 10개월 수준으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실제 제네시스 G80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에서 계약 취소 건수가 늘어나면서 주말 특근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G80은 GV80과 함께 2022년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인기차종이다. G80도 올해 2월 기준으로 출고 대기 기간이 4개월로 파악된다.
특히 내수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저렴한 경쟁 브랜드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국내 자동차 ‘중견 3사’로 불리는 쌍용자동차와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는 공격적 할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GM은 2월 3.9% 이율로 최대 60개월을 분납하는 할부 프로그램을(선수율 30%), 쌍용차는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최대 60개월 동안 무이자(선수율 50%)를, 르노코리아는 모든 차종에 대해 할부 기간에 따라 2.9~7.9% 사이에서 이자를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고금리 시대에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다양한 구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관점에 부합하는 구매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