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경공격기 교체사업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조만간 말레이시아에 2조 규모의 경공격기(FA-50)를 수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서는 폴란드에 이어 잇달아 대규모 경공격기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게 되면 올해 수주액만 6조 원을 넘기게 돼 중장기 목표로 잡은 1천 대 달성으로 가는 길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방산업계 말을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국방부의 경공격기 교체 1차사업에서 FA-50을 앞세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지난 10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한 말레이시아 공군 실사단은 평가 비행을 통해 FA-50의 성능을 점검한 바 있다.
경쟁업체로 알려진 인도 힌두스탄항공의 테자스 경공격기, 튀르키예항공의 휴르제트 경공격기 등에는 실사단이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면서 말레이시아 국방부는 사실상 FA-50을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고등훈련기인 T-50을 바탕으로 국내 기술에 기반해 제작한 최초의 국산 경공격기다.
최대 속도 마하 1.5(음속의 1.5배)에 최대 1만6700m의 고도까지 날 수 있다. 무장으로는 공대공·공대지 미사일뿐 아니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공군 평가단이 직접 방문해 성능 점검까지 마친 만큼 조만간 입찰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인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방부는 최근 공군의 1차와 2차 두 차례에 걸친 경공격기 교체사업과 관련한 보고서를 재무부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공군의 1·2차 경공격기 교체사업은 각각 18대로 모두 36대 규모다. 최근 말레이시아 공군이 기종을 축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점에서 1차 사업 우선협상자가 2차 사업까지 따낼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차 교체사업 계약규모만 약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서는 올해 9월 폴란드에 48대, 30억 달러(약 4조2천억 원) 규모에 이어 이번 말레시아 경공격기 1차 사업 수주까지 따내게 되면 경공격기로만 올해 6조 원가량 규모의 수주를 올리게 되는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올해 전체 신규 수주 목표가 4조 원이라는 점에서 이를 크게 초과 달성하는 일도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 판매 목표 달성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7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국가로 발을 넓혀 앞으로 10년 동안 FA-50 수출 1천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도 FA-50을 포함한 맞춤형 항공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주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열린 동남아시아 최대 방위산업전시회인 ‘인도 디펜스 2022’에도 참석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 군사 수뇌부와 연쇄 면담을 진행하면서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FA-50이 폴란드에 이어 말레이시아 수주까지 따낸다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도 더욱 높일 수 있다.
현재 폴란드에서 수주한 48대 물량에다 말레이시아 1차 물량 18대만 고려해보더라도 2023년부터 5년 동안 66기 이상 생산하게 돼 충분히 생산단가를 낮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FA-50은 록히드 마틴의 멀티 전투기 F-16과 공통점이 많아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는 강점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체를 도입하면 조종사들의 적응 훈련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F-16과 비슷한 체계인 만큼 운영 측면에서 효율성도 높다.
F-16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판매된 전투기다. 미국을 포함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그리스, 싱가포르, 이스라엘, 덴마크, 태국, 터키, 이집트, 이라크, 모로코 등의 수많은 국가에서 공군 주력 전투기로 채택된 바 있다.
강구영 KAI 대표이사 사장은 인도 디펜스 2022 행사에서 “인도네시아 및 주변국 주요 인사와 면담을 통해 KAI의 제품 전반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잠재 시장을 파악해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