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의 1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집계.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1분기에 반도체 매출을 소폭 늘리면서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은 2위 인텔과 격차를 벌리고 선두 지위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세계 3위 자리를 지켰지만 퀄컴과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24일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 규모는 1592억 달러(약 207조 원)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0.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오던 반도체시장 규모가 올해부터 역성장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옴디아는 1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에 해당한다며 1분기가 반도체시장 비수기에 해당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소재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가 상승과 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 둔화도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세가 멈추는 데 영향을 미친 요소로 분석됐다.
업체별로 보면 반도체매출 상위 1~5위 기업의 순위는 변동이 없었고 인텔과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모두 1분기 매출을 직전 분기보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 매출은 202억 달러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매출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2위에 오른 인텔의 1분기 매출은 같은 기간 10.8% 감소한 178억 달러에 그쳐 큰 격차를 나타내면서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시장 선두 지위가 더욱 굳건해졌다.
옴디아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선두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3위를 지킨 SK하이닉스 1분기 매출은 99억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다.
미국 퀄컴이 4위를 차지했는데 매출은 지난해보다 7.9% 늘어난 95억 달러로 SK하이닉스와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5위에 오른 미국 마이크론 매출도 같은 기간 9.5% 증가한 81억 달러로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SK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매출 3위 자리를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메모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순위를 유지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 2.2% 감소했다. 시장 전체 매출 감소율인 0.03%와 비교해 상당히 큰 폭으로 나타난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