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2-01-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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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내정자가 안팎으로부터 신뢰회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카카오페이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 주식매도와 관련한 논란은 신 내정자에게까지 옮겨붙고 있다.
▲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내정자.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매각' 논란이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에 이어 다른 경영진들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류영준 전 대표이사와 경영진들이 카카오페이 상장 후 대량의 주식을 매도하며 도덕성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 전 대표가 책임지고 자진사퇴를 결정했다.
다만 신 내정자도 이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류 대표가 460억 원에 이르는 평가차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액수는 적지만 신 내정자도 같은 시기에 주식매도를 통해 60억 원대 평가차익을 봤기 때문이다.
실제 시민단체들은 류 대표가 자진사퇴한 이후에도 신 내정자를 포함한 경영진도 이번 사태에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14일 논평을 통해 "카카오페이 이사회는 이번 먹튀 매각을 둘러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즉각 나서야 한다"며 "류 대표를 비롯한 경영책임자들이 기업가치를 하락시키고 주주에게 피해를 입힌 행위를 저지른 것에 관해 해임과 징계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도 류 대표의 카카오 공동대표 사퇴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신 내정자도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카카오가 신 내정자 거취와 관련해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 내정자가 사퇴하면 같이 주식을 매도한 7명의 경영진도 동반사퇴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심각한 경영공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카카오 노조도 류 대표 외에 다른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주식을 매도한 경영진은 사실상 앞으로 카카오페이 경영을 이끌어갈 인물들"이라며 "위법행위를 한 것도 아닌 만큼 사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신 내정자가 사퇴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신뢰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는 시기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에는 없던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어 기업가치 평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 이후에도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주식매매, 보험, 해외 등으로 금융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이번 경영진의 주식매도 사태는 고평가 논란에 다시 한 번 불씨를 지폈다.
내부 정보에 접근이 용이한 경영진들이 대량 주식매도에 나서며 카카오페이 기업가치가 고점일 수 있다는 의혹이 짙어졌다.
실제 카카오페이 주가는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하기 전날인 2021년 12월9부터 올해 1월14일까지 불과 한달 사이에 31% 주저앉았다.
신 내정자는 카카오페이의 실적성장을 이끌며 '고점 의혹' 등을 불식시키고 신뢰회복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인 카카오도 신뢰회복을 위해 계열사 상장 후 최고경영자는 2년, 이 밖의 임원은 1년 동안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하는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임원 매도 규정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신 내정자도 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신뢰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 내정자는 4일 사내 간담회에서 "상심이 컸을 이해관계자들께 사과드린다”며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