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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검찰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 대해 탈세혐의로 수사에 나서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회장은 평소 국내외에서 활발한 기부활동을 펼쳐 ‘기부왕’으로도 불렸는데 탈세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임대주택, 호텔, 리조트 등 부영그룹이 활발하게 추진 중인 부동산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20일 검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부영그룹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국세청은 부영이 추진했던 해외 신도시 주택사업에서 역외탈세와 관련된 자금흐름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세무조사에서 부영주택이 2007년에서 2014년 사이 캄보디아 현지 법인 2곳에 2750여억원을 송금하는 등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의 부인 명의로 된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 세금이 탈루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 수사가 오너 일가를 정조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은 국세청이 고발한 사건을 접수해 3차장검사 산하에 사건을 배당했다. 검찰은 국세청 고발 자료를 분석하고 부영그룹 관계자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영그룹 측은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따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영그룹은 1983년 3월 설립 뒤 임대주택 사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뤄왔다.
부영그룹은 201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결과 자산 총액 20조4천억원으로 재계 순위 21위에 올라 있다. 2004년 36위에 머물렀지만 불과 10여년 사이에 빠르게 성장했다.
부영그룹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주택뿐만 아니라 호텔, 리조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부지(3150억원)와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782억원)를 매입한 데 이어 삼성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서소문의 삼성생명 본관 건물(5800억원)도 사들였다.
이 회장의 개인자산 규모도 2조100억원으로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한국 억만장자 순위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부영, 동과주택산업, 광영토건, 대화도시가스 등 1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부영그룹은 공격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15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한곳도 없다.
이 회장이 공격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며 사업분야를 호텔이나 리조트 등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풍부한 현금 동원 능력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업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부영그룹은 특히 대기업집단 가운데 오너 지분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보면 이 회장 일가는 부영그룹 전체 지분의 4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혼자 부영그룹 전체 지분의 40.1%를 소유하고 있어 다른 기업집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 회장은 그동안 많은 기부활동을 해왔는데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독단적 경영에 대한 이미지 개선용으로 기부한다는 논란도 적지 않았다.
이 회장은 27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2004년 구속기소돼 2008년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그 뒤 현직에서 물러났다가 2011년 복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