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내환 KCC글라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B2C 인테리어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채널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KCC에서 인테리어와 유리사업부문을 분할해 세운 KCC글라스의 첫 대표를 맡아 실적 성장세를 이끌면서 안정적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 김내환 KCC글라스 대표이사 부사장.
하지만 인테리어사업에서 일반 소비자 대상 매출 확대에는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건자재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가구, 인테리어소품 등 홈퍼니싱시장이 크게 성장한 데 이어 앞으로는 집을 직접 수리하고 각자의 필요에 맞게 공간의 기능을 바꾸는 셀프 인테리어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 유통채널의 활성화로 각종 건자재 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인테리어 관련 애플리케이션(앱)과 관련 콘텐츠 발달로 정보를 찾고 도움을 받기도 쉽다.
KCC글라스만 해도 자체 인테리어 브랜드 홈씨씨의 온라인몰과 연계한 유튜브 채널에서 셀프 인테리어와 관련된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다.
홈씨씨몰 유튜브 채널에서는 아예 ‘셀프 홈씨씨-내가 만드는 우리집 인테리어’라는 섹션을 두고 낡은 현관문을 리폼하는 셀프 페인트칠 방법, 접착식 데코타일 붙이는 방법, 시트지로 가구 리폼하는 방법, 셀프 줄눈 시공에 방문 교체 방법까지 올라와 있다.
이 밖에 콘센트나 커튼레일 설치, 화장실 환풍기나 주방 싱크대와 수전 교체 방법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홈씨씨몰 유튜브 채널은 아직 구독자 수나 조회 수가 많지 않다.
KCC글라스는 여전히 B2B(기업 사이 거래) 중심의 기업이라는 인식이 크고 상대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홈씨씨몰 자체가 제대로 완성해 오픈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건자재기업인 LX하우시스 인테리어 브랜드 Z:IN(지인) 유튜브 채널이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 후기 콘텐츠, 공간 디자이너 등 인테리어업계 전문가들과 협업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전략적 방향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우선 일반 소비자시장에서 홈씨씨 브랜드를 알리고 접점을 확대하는 것을 선결과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KCC 홈씨씨는 2007년 출시돼 출발점은 2006년 나온 LX하우시스 Z:IN(지인)과 비슷했지만 현재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는 차이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건자재부문 매출 가운데 B2C 매출 비중이 40% 수준으로 B2B(기업 사이 거래) 의존도를 많이 줄였다.
반면 KCC글라스 홈씨씨 브랜드는 온라인몰은 올해 하반기 재단장해 본격 출발을 했고 아직 오프라인채널이 매출의 중심인데 인천과 목포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인테리어업계에서 일하는 B2B고객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된다.
KCC글라스 내부에서도 지금까지 인테리어부분에서 일반 소비자와 접점이 부족했다고 판단하고 현재 홈씨씨 브랜드 홍보를 위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행사 등을 추진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이전에도 홈씨씨 온라인몰을 운영하긴 했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대로 몰을 연 것은 이번 10월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인테리어부문은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B2C시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2020년 KCC글라스 첫 대표로 취임하면서 인테리어부문에서 소비자 지향적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KCC그룹이 기존 KCC에서 유리, 인테리어사업부문을 분할해 KCC글라스를 따로 출범시킨 것부터가 KCC 전체 사업을 KCC의 B2B부문과 KCC글라스의 B2C부문으로 나눠 경영전략을 효율적으로 세우기 위한 데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CC글라스는 출범 뒤 1~2개월 사이 잇달아 공식 홈페이지 단장, 바닥재 신제품 출시, 온라인 오픈마켓 입점, 오프라인 매장 단장 등을 추진하면서 B2C부문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실었다.
홈씨씨 온라인몰은 셀프 인테리어, 홈인테리어, 홈퍼니싱을 큰 카테고리로 두고 벽지와 시트, 타일, 페인트, 바닥재, 욕실자재, 조명·전기, 방문 등 셀프 인테리어를 위한 제품 800여 개를 주축으로 구성했다.
KCC글라스는 2021년 3분기 기준 건축용, 차량용 유리부문 매출 비중이 67.9%, 인테리어부문이 25.3%, 건축용파일부문이 6.8%를 차지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차량용 유리부문 등 모든 사업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KCC글라스 출범 2년 만에 매출 1조 원 달성도 바라보고 있다.
다만 KCC글라스는 3분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 출고 자체가 줄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분기보다 12%, 26% 하락했다. LX하우시스 등 같은 건자재기업과 비교해 선방했지만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인테리어부문을 더 키우면 실적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2C 매출 비중 확대는 수익성 부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B2B 대상으로 대량으로 건자재를 판매하면 보통 가격이 최저가에 맞춰 형성되는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량 판매는 아무래도 마진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인테리어·리모델링시장 규모는 2020년 41조5천억 원에서 올해 60조 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에서 신축 공급물량은 부족하고 2030 젊은 세대들은 전셋집도 내 취향대로 제대로 꾸미고 살겠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인테리어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
김 대표는 1958년 11월 태어나 1985년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KCC에 입사한 뒤 30년 넘게 재무회계 전문가로 일했다.
2014년 관계기업 코리아오토글라스로 이동했고 2019년 7월 KCC와 KCC글라스 회사분할 결정 뒤 신설법인준비 태스크포스팀(TFT) 총괄 전무를 맡았다. 2020년 1월2일 KCC글라스가 출범하면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