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가 시작되는 12월1일에 맞춰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무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19년 10월 자산관리서비스 ‘MY자산’을 출시한 뒤 올해 5월 자산관리, 소비관리, 목표관리라는 3가지 핵심영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며 “12월1일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 더욱 다양한 기관의 개인정보를 통합관리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이란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고객정보를 한데 모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고객별 맞춤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는 은행의 비롯한 금융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그동안 마이데이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공지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인공지능사업을 총괄하는 통합AI센터장에 김민수 전 삼성SDS AI선행연구랩장을 영입했다. 2020년에는 김혜주 전 KT빅데이터 상무를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로, 김준환 전 SK데이터 기술위원을 데이터 유닛 상무로 영입하는 등 외부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는 인공지능의 역량이 곧 데이터사업의 경쟁력이라는 진 행장의 믿음 때문이다.
진 행장은 2021년 3월 디지털 인력 채용계획을 발표하며 “디지털 전환에 조직의 명운이 달린 만큼 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역량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며 인재영입에 문턱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인공지능을 여러 금융서비스에 적극 도입하며 실효성도 확인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8월 은행권 최초로 외환거래 전반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외환거래 디지털 점검시스템’을 도입했다. 디지털로 변환된 외환서류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신용장 통일규칙, 신용장의 조건과 일치 여부 등을 자동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올해 10월 신한은행의 인공지능 특화 플랫폼인 SACP를 2.0 버전으로 고도화했다.
SACP는 인공지능 개발부터 운영까지 가능한 플랫폼으로 신한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인공지능 챗봇(고객 금융상담 서비스) 등 모든 인공지능서비스가 SACP를 통해 작동되고 있다. 2.0 버전으로 향상됨에 따라 인공지능모델 운영시간이 24시간으로 확대됐고 하나의 인공지능서비스에 다중모델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서비스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자산관리 외에도 대출비교서비스, 유통·통신정보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커피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스타벅스 할인쿠폰을 주는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통신사 요금납부 내역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산정해 대출해주는 개인맞춤형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구독서비스, 아파트 관리금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고정비용을 확인해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요즘 소소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기업공개(IPO) 일정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비금융을 결합한 데이터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한카드 등 계열사 외의 연합군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사업에서 LG유플러스, CJ올리브네트웍스와 손을 잡았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계열사의 통합 멤버십 CJONE을 통해 2700만 명의 유통 관련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회원 수가 1600만 명에 이른다.
마이데이터사업에서 초기 선점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서비스는 고객 수가 곧 서비스 품질로 이어질 수 있다. 고객 수가 충분해야 더 많은 빅데이터를 확보해 더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마이데이터시장이 형성될 때 후발주자로 밀려난다면 선두주자와 격차를 좁히기 어렵게 되는 구조다.
신한은행이 마이데이터 가입 고객 전원에게 마이신한포인트를 제공하며 자산 연결까지 완료한 고객에게는 편의점 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등 고객 유인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사업초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마이데이터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특히 디지털자산관리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다”며 "통합계좌 조회, 지출분석에 집중돼 있는 서비스에서 벗어나 특정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적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