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1-07-04 16: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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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연이어 예정된 상황에서 첫 주자로 진단키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이른바 '공모가 거품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기업공개 흥행 열풍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국내기업들의 기업공개 공모규모는 최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인 2010년(10조908억 원)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기업들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기업공개 역사상 최대어로 평가받는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 공모규모가 10조 원대로 추정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다수 포진해있어 큰 활황이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공개시장 형성 이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 기업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게 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예상 시가총액이 5조2천억 원에 이르는 대형 바이오기업이다.
7월5~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8~9일에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기업공개시장 흥행 열풍을 이어갈지 관심이 몰린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스피 4개, 코스닥 36개 등 모두 40개의 기업이 상장했다. 전체 공모규모도 약 5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50억 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또 전체의 90%가 넘는 38개 기업이 희망밴드 상단이나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긴 기업도 23개로 절반을 넘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대표적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862억 원을 거두면서 대어급 상장기업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올해 예상 매출은 3조3천억 원 수준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최초로 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2조4천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조4천억 원) 등의 실적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치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실적 증가세가 이어지는 데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진단키트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어 흥행 기대감을 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주시장이 과열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풍부한 증시 유동성을 노리고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상장기업들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상장 추진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하루 앞둔 6월9일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희망 공모가를 크게 낮추면서 기존 목표로 했던 시가총액(6조8433억~8조8133억 원)을 40% 이상 낮게(4조5726억~5조2839억 원) 조정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뿐만 아니라 크래프톤도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은 뒤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공모가를 낮췄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놓고도 공모가 거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에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의 공모주 청약이 연이어 진행되기 때문에 에스디바이오센서 상장 흥행 여부가 이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공모주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코스피·코스닥 기업의 공모가 대비 3개월 뒤 종가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0.8%, 39.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64.3%)·코스닥(64.2%) 상장기업 수익률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공개 시장이 과열되면서 기업들의 공모가도 높아지고 있는데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발행자는 유리하고 유통시장 참가자는 먹을 것이 사라진다”며 “투자자는 공모주에 눈높이를 낮추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