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워 과천 주공8·9단지 재건축을 수주할까?
과천 주공8·9단지는 규모가 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비 단가가 높고 입지도 좋아 윤 사장이 비서울권에서 처음으로 디에이치 브랜드를 내세워 수주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정부 과천청사 근처에 위치한 과천 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디에이치 브랜드를 내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과천 주공8·9단지 재건축조합은 8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은 공사비 9030억 원, 사업비 1조1139억 원 규모로 과천시 부림동 일대 12만1천 ㎡에 최고 35층, 24개동, 285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공사비와 사업비는 경기도추정분담금시스템에서 3.3㎡당 520만 원의 공사비를 적용해 얻은 추정치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적용 기준을 공사비 500만 원 이상으로 보고 있는 점도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를 내세울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을 보탠다.
과천은 준강남으로 불린다. 4월19일 기준으로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면적 84㎡이 20억 원에 거래되면서 경기도에서 최초로 아파트값 20억 원을 넘긴 지역이 됐다.
이미 근처에 대우건설이 과천 푸르지오 써밋,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을 공급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지역에 들어와 있기도 하다.
윤영준 사장으로서는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과천 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에 뛰어들 이유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1위에 올라 3년 연속 수주 1위를 기록한다면 주택사업에서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의 본격화와 더불어 대형건설사들이 수주경쟁을 펼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3년 연속 수주 1위에 오른 건설사는 없다.
현대건설은 2021년 들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2천억 원의 신규수주를 내고 있는데 과천 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을 따내게 되면 단숨에 2조 원을 넘기고 연간 도시정비 수주 1위에 한걸음 다가서게 된다.
윤 사장은 지난해 주택사업본부장으로서 뛰어든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등 서울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따내 현대건설의 2년 연속 수주 1위를 이끌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서울에서 13개 단지에 디에이치를 적용했다. 모두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에만 위치해 있을 정도로 입지를 따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천에서도 주암 장군마을 재개발사업에 디에이치를 적용하긴 했지만 이 곳은 사실상 서울권이라는 시선이 많다.
주암 장군마을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과천이지만 양재 시민의숲 바로 아래로 서초구에 붙어 있어 사실상 강남권에 포함됐다고 평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참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힐스테이트나 디에이치 가운데 어떤 브랜드를 적용할지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삼성물산과 GS건설 등 시공능력평가와 주택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건설사들도 사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 1위인데다 이미 과천 주공8·9단지 재건축 단지 근처에 래미안 에코팰리스(11단지)와 래미안 슈르(3단지),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7-2단지) 등을 재건축으로 공급해 지역에서 이름값이 높다.
GS건설은 과천 센트럴 자이(4단지)와 과천 자이(6단지)를 재건축을 통해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등 관계자들은 "사업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