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 ‘래미안포레스티지’의 온천4구역 조합은 3.3㎡당 1900만 원대의 분양보증을 신청했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3.3㎡당 1628만 원의 분양가를 제시하자 일반분양 일정을 미루고 일단 SGI서울보증으로부터 보험증권을 발급받은 뒤 4월26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그밖에 인천 남동구 다복마을 주택재개발 사업,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덕현지구 주택재개발 사업 등도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분양가 산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분양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반면 일부 신축 혹은 고가 아파트가 인접한 지역에서는 높은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은 지금까지 흑석동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인 3.3㎡당 4224만 원의 분양가를 3월에 책정받았다. 4월 초에 분양한 대구 수성구 만촌동 ‘힐스테이트 만촌역’ 역시 대구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인 3.3㎡당 2450만 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월20일 흑석2구역 분양가가 공개된 직후 “부동산 거품을 빼기는 커녕 집값만 폭등시키는 공공재개발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고분양가 산정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권 사장으로서는 섣불리 손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분양가 안정과 주택공급 촉진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일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는 곳은 분양 연기 등에 따른 공급 차질이 빚어지거나 낮은 가격으로 '로또 청약'에 해당된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곳은 인근지역의 시세 상승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다만 권 사장이 우리은행과 HSBC 등에서 일했던 금융인 출신인 만큼 고분양가 심사제도 운영에서 분양가 안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적극적 주택공급정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분양가 상승이 계속돼 전반적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고 부동산 시세 안정화에는 계속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4월23일 취임식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책임지는 대표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 규정 및 관련 법령의 범위 내에서 정부 정책에 맞춰 능동적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