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2일 대전시청 중회의실에서 ‘2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구축 및 배터리 재제조 기술개발사업'의 업무협력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전기전자에너지연구소장,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허 시장, 임헌문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이 보인다. <대전시> |
허태정 대전광역시 시장이 충청지역을 2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꿰맞추려 하고 있다.
대전시에 2차전지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를 유치함으로써 2차전지의 안정성을 높여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허 시장은 2일 대전시청 중회의실에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대전테크노파크와 ‘2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구축 및 배터리 재제조기술 개발사업’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시험평가센터 구축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의 공모사업이다. 산자부는 5일까지 2차전지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설립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중대형 2차전지의 제조 및 평가 기반을 마련해 관련 소재·부품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허 시장은 대전시에 시험평가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이번 업무협약을 추진해 왔다.
대전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대전 유성구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사업비 240억 원(대전시 142억 원)을 들여 시험평가센터를 입주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임헌문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박인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전기전자에너지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맺은 협약에 따라 대전시는 전반적 행정·재정 지원을 맡으며, 에너지기술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부품기업을 지원하면서 시설·장비·연구인력을 제공한다.
화학융합시험연구원은 중대형 배터리을 시험평가해 그 성능을 인증하고, 대전테크노파크는 시험평가센터의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하기로 했다.
2차전지는 방전된 뒤에도 충전을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충전식 전지를 말한다. 친환경부품으로 니켈-카드뮴, 리튬이온, 니켈-수소, 리튬폴리머 등의 종류가 있다. 요즘 나오는 전기자동차는 대부분 리튬이온 베터리를 사용한다.
허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평가센터 구축에 대전시와 연구원들이 힘을 합쳐 참여한다면 반드시 대전에 유치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평가센터를 중심으로 대전에서 2차전지 산업의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대전경제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2월 내놓은 ‘충청권 2차전지산업 현황 및 성장 잠재력 점검’ 보고서를 보면 충청지역은 국내 전기차배터리업체들과 소재장비업체를 중심으로 한 2차전지 관련 기업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확대와 함께 이 지역의 2차전지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지역에는 충북 청주에 LG화학, 충남 천안에 삼성SDI, 서산에는 SK이노베이션 등의 2차전지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충북), 한국산업기술시험원(충남) 등 2차전지 실증기관들도 들어서 있다. 충북 오창에는 2차전지 과학산업단지도 조성된다.
대전지역만 봐도 LG화학 기술연구원,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2차전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2차전지)는 안전이슈가 항상 따라 다닌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EV의 화재사고를 두고도 국토교통부는 2월24일 그 원인으로 배터리 불량 가능성을 꼽았다. 이에 현대차도 코나EV의 리콜을 결정했는데 약 1조 원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신속한 리콜 결정을 해 고객 신뢰를 회복했지만 이미지 훼손과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배터리산업도 안전이슈가 큰 걸림돌이 됐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2020년 11월 내놓은 ‘전고체 리튬 2차전지 개발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일본 전자제품회사 소니는 리튬이온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시장을 선도했지만 2006년 노트북 배터리 화재사건으로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뒤 기술력과 신뢰도가 하락해 그 뒤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허 시장이 추진하는 이번 시험평가센터가 대전에 자리를 잡는다면 충청지역의 2차전지 생산·연구시설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여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국내 전기차배터리 등 안정성 우려를 해소해 수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 기반산업과 관계자는 2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시험평가센터사업은 전남 나주 등 여러 지자체가 노리고 있어 대전시의 유치를 위해 2차전지 연구시설들과 이번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시험평가센터가 대전에 입주하면 충남·충북은 물론이고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기업들과 협력해 2차전지산업을 함께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