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아슬란을 출시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슬란은 여전히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따로 떨어져 나가면서 아슬란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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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아슬란. |
6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슬란은 지난해 모두 8629대가 팔렸다.
아슬란은 차가 가장 잘 팔리는 연말에도 11월과 12월 두달 연속으로 500~600여 대 판매되며 매우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2월 초 2016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며 반등을 꾀했다. 아슬란 출시 이후 1년 동안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양을 재구성하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12월 판매량은 11월보다 오히려 5% 가량 줄었다.
이는 다른 차들이 연말까지 이어진 개별소비세 인하효과와 대기업 임원인사에 따른 법인수요, 자동차회사의 공격적 판촉에 힘입어 연중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12월 모두 6천여 대 가까이 팔리며 11월보다 판매량이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랜저도 12월에만 1만1200대 판매돼 준대형급 이상 차종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 5위 안에 들었다.
아슬란은 2014년 10월 출시돼 초반에만 반짝 인기를 누린 뒤 지난해 내내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해 동안 다양한 할인혜택과 시승체험 등을 제공하며 아슬란 판매확대에 안간힘을 썼다. 출시 7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아슬란의 판매가격을 공식적으로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말부터는 아슬란을 구매한 고객이 한 달 안에 교환을 원할 경우 제네시스나 그랜저로 교환해 주는 차종교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하지만 아슬란 월간 판매량은 세 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많이 팔린 달은 4월로 모두 965대 팔렸다. 아슬란을 두고 ‘백약이 무효’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의 아슬란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아슬란은 현대차에 남은 차종 가운데 최상위 모델이자 가장 비싼 모델이다. 플래그십 세단은 자동차회사의 자존심이자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아슬란 판매가 계속 부진할 경우 현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는 물론 이미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슬란은 2014년 10월 내수 전용으로 출시한 현대차의 고급세단이다. 디젤엔진, 후륜구동 위주의 독일 고급차와 정반대로 가솔린엔진과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수입차 대항마로 출시됐지만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수요층이 모호한 것이 아슬란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초 그랜저와 제네시스 수요층을 모두 공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느 쪽으로부터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현대차는 2016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며 아슬란을 끌고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릴 묘수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슬란은 내수 전용모델이기 때문에 수출로 돌파구를 찾기도 어렵다"며 "할인과 가격인하 등 공격적 판촉활동도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자칫 이미지를 깎아먹을 가능성이 높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