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2-05 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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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 유럽 등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급증한 수요만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또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인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화이자도 벨기에 생산시설 확충공사로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국내기업들의 위탁생산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도 감염병 대비 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앞으로 한미약품 등도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안정적 생산
5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정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의 원액 제조 및 충전에 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고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에 관해 위탁개발생산을 넘어 기술이전하는 것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5억 도스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고객사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있어 생산규모 등에 관해서 알려줄 수 없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생산 요청이 들어오면 그에 맞춰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백신 공급 부족에 따른 위탁생산 물량 증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관련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 GC녹십자, 감염병 혁신연합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
GC녹십자는 2020년 10월 감염병 대비 혁신연합(CEPI)과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5억 도스 이상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다만 어느 제약사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지를 놓고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0월 완공한 통합완제관의 생산설비를 하루 8시간씩 가동하면 연간 10억 도스의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통합완제관에 생산설비를 100% 갖추게 되면 연간 최대 80억 도스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통합완제관을 완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의약품 위탁생산물량이 많지 않다"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1월8일 국내 의약품 위탁생산업체인 바이넥스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바이넥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을 GC녹십자가 포장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넥스는 2020년 5월 제넥신의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용 제제를 생산했고 8월에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나는 등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내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여기에 모더나가 감염병 혁신연합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도 알려져 GC녹십자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은 열려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지에 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한미약품, mRNA 백신사업 진출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설 ‘솔솔’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 개발부문 총괄 대표이사 사장.
한미약품은 평택의 바이오공장을 활용해 위탁생산 및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8년에 완공한 제2바이오공장에서는 2만 리터 규모의 미생물 배양 및 정제를 할 수 있는데 DNA백신은 연간 1억 도스, mRNA 백신은 연간 10억 도스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1월 온라인으로 열린 JP모건 콘퍼런스에서 “한미약품은 mRNA(전령 RNA)백신과 DNA백신의 위탁생산 및 위탁개발생산이 가능한 시설 기반의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팬데믹 위기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 여러 회사와 협력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mRNA 백신인데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공장이 2만 리터 규모의 미생물 배양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mRNA 백신과 mRNA 합성에 필요한 효소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신공장에서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또한 상용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만약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하게 된다 하더라도 인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여부에 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과 관련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스위스 제약사 론자가 독점적으로 생산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기업이 위탁생산하기 위해서는 이 독점계약 부분이 먼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