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건설이 2020년 출범 첫해 1조 원 신규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도시정비사업 신흥강자로 확실하게 올라설 수 있을까?
조남창 대림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인천과 대전에서 주로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는데 수도권과 다른 지방광역시로 사업영역을 더욱 넓혀가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746억 원을 확보해 7월 삼호와 고려개발이 합병해 출범한 첫 해부터 도시정비사업에서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 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1조 원 달성은 '10대 건설사'도 쉽게 이루기 힘든 일로 올해 시공능력평가 17위 대림건설에게는 의미가 크다.
합병 이전을 포함해도 대림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연간 수주규모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대림건설은 올해 말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3천억 원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도시정비사업에서 신규수주 1조 원 이상을 넘긴 건설사 수를 보면 2019년 5곳, 2018년과 2017년은 6곳에 그친다.
대림건설이 올해 따낸 도시정비사업들을 살펴보면 인천 금송구역을 시작으로 대전 삼성1구역, 인천 송월, 대전 옥계2구역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대림건설은 인천과 대전을 중심으로 수주를 따냈는데 조남창 사장은 이제 수도권과 다른 지방광역시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림건설 관계자는 “수도권과 광역시 중대형 사업지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서울까지 지역을 확대해 도시정비시장의 신흥강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모회사인 대림산업과 교통정리 문제로 대림건설이 서울 도시정비시장에 실제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올해 들어 9월까지 1조1400억 원가량의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는데 일부 서울 도시정비사업장에서는 조합 측과 갈등으로 시공권을 뺏길 가능성도 나온다.
대림산업이 2015년, 2016년, 2018년 2조 원이 넘는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가뜩이나 성과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높은 서울지역에서 자회사 대림건설과 경쟁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고려개발을 합병해 대림건설이 되기 전부터 삼호는 대림산업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을 함께 쓰고 있기도 하다.
이를 놓고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이 서울과 비서울로 지역을 나눠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소통을 통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사업 참여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건설의 도시정비사업에서 올해 좋은 성과에는 조남창 대표이사 사장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초대 대표이사인 조남창 사장은 1986년 삼호가 대림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을 때부터 주택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조 사장은 삼호가 2016년 워크아웃에서 벗어난지 2년 만에 대림산업 자회사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가장 큰 회사로 키워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조 사장은 삼호의 경영 정상화와 실적 확대의 공을 인정받아 2018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고 1년 지나지 않은 2019년 초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