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가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앞두고 소비자와 관련한 각종 지표가 나빠 부담을 크게 안고 있다.

현대해상은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이 가장 높고 지연지급일수, 소비자 민원건수 등도 가장 많다.
 

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독원의 현대해상 종합검사 본검사에서 소비자 보호부문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9일부터 12월4일까지 현대해상으로 대상으로 종합검사 본검사를 실시한다.

소비자 보호는 종합검사의 핵심점검 사항으로 4대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 보호 이외에 내부통제·지배구조, 재무 건전성, 시장영향력 등의 지표를 평가한다.

이성재 대표는 올해 3월 대표에 올랐다. 현대해상의 최고고객책임자(CCO)이면서 인사총무지원부문, 기업보험부문, 디지털전략본부 등을 맡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에 올라 첫 종합검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내왔다.

윤 원장은 5일 서울시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국제금융콘퍼런스’에서도 “소비자 보호가 중요하다”며 “금융은 소비자의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인 만큼 소비자 보호와 포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해상의 각종 소비자 관련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현대해상의 보험금 부지급률은 2.03%로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다. 삼성화재는 1.5%, DB손해보험은 1.49%, KB손해보험 0.8% 등이다. 손해보험업계 평균은 1.52%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 가입자들이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청구한 보험금 가운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을 나타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금 부지급률이 높게 나타났지만 약관상 면책·부책에 해당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사유인 만큼 소비자 보호에 부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보험금 부지급건수는 모두 1만3590건으로 약관상 면책·부책이 1만2659건(93.1%), 고지의무 위반 830건(6.11%), 보험사기 62건(0.46%), 실효 및 보험기간 만료 36건(0.26%) 순이었다.

다만 보험금 부지급 사유에서 약관상 면책·부책이 많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보상범위 등 보험약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과 관련된 기본사항 및 보장내용 등의 중요정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허위·과장해 판매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보험금 부지급률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 귀책사유뿐만 아니라 현대해상이 보험금 지급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보험금 지급을 제때 하지 않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현대해상의 지급지연 평균일수는 14.6일로 삼성화재(13.91일), DB손해보험(13.52일), KB손해보험(13.63일)보다 길다.

지급지연일수는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한을 넘긴 날로부터 보험금을 지급한 날까지 걸린 기간이다.

지급지연 평균일수가 높을수록 보험금 지급 기한을 초과한 건수가 많고 지급까지의 기간도 긴 셈이다.

상반기 현대해상의 지급지연건수는 1만6789건으로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다. 삼성화재 8379건, DB손해보험 1만2331건, KB손해보험 1만4202건 등이다.

이 외에 소비자 민원건수도 현대해상이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해상의 3분기 보유계약 10만 건당 환산 민원건수는 9.85건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 8.38건 DB손해보험 8.6건 KB손해보험 7.24건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