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9-01 1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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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가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들어 항체약물복합체 관련 기술수출을 2건이나 성공했는데 조만간 훨씬 큰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가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이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 ‘LCB14’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항체약물복합체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형태의 신약 개발 기술이다.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가 약물을 항원에 정확히 전달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항체약물복합체는 기존의 항체 치료제보다 치료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인데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약물복합체 기술 ‘콘쥬올’을 보유하고 있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체약물복합체는 항암화학요법과 항체의약품의 장점을 모두 활용한 기술이지만 그동안 높은 독성과 이에 따른 좁은 치료영역이 약점으로 지적됐다”며 “그러나 독성을 줄인 차세대 항체약물복합체가 등장하면서 다시 항암제의 트렌드로 제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복합체 물질 가운데 가장 개발단계가 앞선 것은 Her2 유전자 치료제 ‘LCB14’다.
Her2 유전자는 우리 몸에서 세포조절을 담당하는 유전자이지만 암세포와 만나면 암세포의 증식을 도와서 암의 확산을 야기하는 악성유전자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중국 포순제약에 ‘LCB14’의 중국 판권을 208억 원에 기술수출했고 현재 중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LCB14는 Her2 발현율의 범위가 경쟁약물보다 더 넓어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시장이 크고 약물치료범위(TI)도 경쟁사 대비 높아 임상 중간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기술이전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포순제약으로부터 임상1상 중간 데이터를 확인해 중국 외 글로벌 판권을 기술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2019년 3월 일본 다이이치산쿄의 항체약물복합체 물질 ‘엔허투’를 단일 신약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금액인 총계약규모 69억 달러(약 8조 원), 계약금 12억5천만 달러(1조5천억 원)에 기술이전을 받았다. 그 뒤 엔허투는 2019년 12월 유방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엔허투와 항암제 ‘타그리소’를 병용한 비소세포 폐암 대상 임상1상을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쟁사인 존슨앤드존슨뿐만 아니라 주요 항암제 개발 기업들도 항체약물복합체 치료제 혹은 플랫폼의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10개 내외에 불과한데 레고켐바이오는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약물복합체분야 최대 학회인 ‘World ADC Awards’에서 2018~2019년 2년 연속 베스트 항체약물복합체 플랫폼 기술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김용주 대표를 비롯해 LG생명과학(현재 LG화학) 연구진들이 주축이 돼 2006년 세운 바이오벤처다. 김 대표는 LG생명과학 신약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레고켐바이오 설립 초기부터 항체약물복합체 연구에 주력해 2012년 미국에서 관련 특허를 획득했고 이에 힘입어 2013년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설립 후 지금까지 6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영국 바이오기업 익수다테라퓨틱스과 5천억 원 규모의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매년 3건 이상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하겠다는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