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호 오리온제주용암수 신임 대표이사가 첫 출발부터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허 대표는 오리온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문제를 둘러싼 제주도와 협의를 하루빨리 마무리해야 한다.
26일 제주도와 오리온에 따르면 양측은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에 관한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과 요구사항들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계획을 보완하는 등 협의점을 찾고 있다.
다만 오리온으로서는 제주용암수사업이 이미 그룹의 프로젝트 수준을 넘어 하나의 사업으로 본격적 발걸음을 내딛은 만큼 마음이 조급할 수밖에 없다.
오리온이 허 대표를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이사로 앉혀 힘을 실어주는 데는 허 대표가 제주도에서 오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둘러싼 제주도와 협의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란 믿음도 한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는 이미 오리온제주용암수 운영총괄 상무로 현지에서 제주용암수 국내판매를 둘러싼 제주도와 협의과정 등 제주용암수사업의 실무적 부분을 담당해왔다.
허 대표가 이제 오리온제주용암수 법인의 공식 대표이사가 된 만큼 협상테이블에서 권한에 조금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허 대표는 애초 오리온이 제주용암수사업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허 대표는 제주도 현지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와 현지에 관한 이해도가 높을뿐 아니라 물 사업과 회사 경영부분에서 두루 능력을 인정받은 인재다.
오리온은 2016년 말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고급 생수를 포함한 음료사업을 준비하면서 허 대표를 영입했다.
허 대표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삼다수’ 사업을 담당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으로 키워내는 데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대표는 1978년 한양대학교에 진학해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삼다수공장 생산팀장으로 입사했다.
입사 뒤 삼다수공장의 조기 준공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며 삼다수의 생산규모를 크게 확대해 시장 성장률의 2배가 넘는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허 대표는 2005년 삼다수사업 본부장에 올랐고 2008년 삼다수 생산시설을 한 해 30만 톤에서 70만 톤 생산이 가능하도록 증설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삼다수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이 30%에 그쳐왔는데 생산설비 증설로 2008년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40% 중반까지 치솟았다. 삼다수는 그 뒤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40%대를 유지하며 1위로 군림해왔다.
허 대표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삼다수 사업 외 감귤사업 본부장도 맡아 경영혁신을 통해 감귤사업 최대 매출 달성과 흑자전환 성과를 내며 경영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리온은 올해 12월부터 한국에서 제주용암수 가정배달을 시작했고 2020년 상반기에는 중국을 필두로 베트남, 인도 등으로 해외수출을 시작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앞으로 대형마트 등 국내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허 대표는 2020년 1월1일 오리온제주용암수 신임 대표로 공식 취임한다. 김형석 전 대표는 오리온그룹의 신규사업담당으로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를 겸직하던 것을 내려놓고 원래 업무로 돌아간다.
오리온 관계자는 “허 신임 대표는 그동안 오리온제주용암수 법인에서 근무하면서 제주용암수 관련업무를 담당해왔다”며 “오리온제주용암수 제품이 출시된 단계이므로 현지에서 직접 사업을 총괄하도록 내부인사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