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물이 잇달아 나오면서 내년에 주요 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가 보험시장 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와있거나 앞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더케이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 등 3곳이다.
▲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와 매각 절차를 밟고 있거나 앞으로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더케이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 등 3곳이다. |
더케이손해보험 인수전에는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뛰어들었고 KD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놓고도 주요 금융지주가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MG손해보험, 동양생명보험, ABL생명보험등도 잠재적 매물로 분류된다.
보험업계는 앞으로 추가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저금리로,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상승으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 전망도 어두운 탓이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보험율 인상도 높은 손해율을 끌어내릴 수 있을 만큼의 인상폭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2022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이 부족하거나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생명보험사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
과거 일본에서처럼 보험업계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벌어질 것이란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일본에서는 1997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저금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8개 보험사가 잇달아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내년 보험업계 재편은 대형 금융지주와 사모펀드가 이끌 것으로 보인다. 대형 금융지주와 사모펀드를 제외하고는 보험사를 소화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대형 금융지주는 다양한 비은행 자회사를 통해 은행의 비중을 줄이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의지와 함께 자본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알짜 매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을 놓고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맞붙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 인수가 먼저라는 태도를 꾸준히 보이고 있지만 우리금융지주의 눈에 찰 만한 대형 증권사가 쉽게 매물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생명보험사 인수를 먼저 추진할 수도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의사를 묻는 질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보험사 매물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생명보험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사모펀드도 보험사 인수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사모펀드들은 최근 들어 국내외 대형 인수합병에서 존재감을 키워오고 있다. 올해 주요 사모펀드의 신규모집 펀드 규모만 15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도 모두 사모펀드 품에 안겼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에 각각 매각됐다.
오렌지라이프의 선례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생명보험사인 ING생명(현재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되팔아 큰 차익을 남겼다. 2013년 ING생명을 1조8400억 원에 인수했는데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2조2989억 원을 받고 넘겼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보험사를 인수한 뒤 체질과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대형 금융지주에 되팔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