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운명을 두고 저비용항공업황이 나아지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4.2%에 불과한데 공정거래법에 따라 2년 안에 에어부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거나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에어부산을 두고 고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대형항공사(FSC)가 자회사로 저비용항공사(LCC)를 두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에어부산의 나머지 지분을 매수하려면 큰 비용이 필요한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에어부산의 나머지 지분을 매수하는 데 1천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경영상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 경영을 하면서 전략적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의 운명에 영향을 줄 저비용항공업황을 두고 시장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 새롭게 저비용항공사 3곳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지만 국토교통부의 면허발급 조건에 따라 각 지방 거점을 중심으로 3년 동안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저비용항공사 사이의 경쟁이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치열하지는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는 2020년에 항공기 도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항공여객 시장 수급이 2019년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새로 편입되는 저비용항공사 3곳의 영향도 시장의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항공사로 2018년 매출 6500억 원을 보여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매출순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매출순위 3위를 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 내부에서는 인수 뒤 에어부산의 처리 방향을 두고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2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부산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지주사에서 인수할 수도 있고 전략적 파트너와 회사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외부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경영을 꾸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저비용항공업황이 빠른 시간 안에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황 악화를 가져온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저비용항공업황의 회복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며 “에어부산은 노선 다각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은 10월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울타리를 벗어나 매각돼도 큰 무리가 없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정비인력을 공유해왔지만 약 1년 동안 정비사 200여명을 새로 채용해 교육하고 있다”며 “분리매각이 이뤄져도 경영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